[기획특집] 김제시, 병해충 예찰・방제 체계 새 판 짠다!

2025-06-04     김부용 기자

-신속한 예찰, 정확한 진단, 꼼꼼한 방제

[투데이안] 김제시(시장 정성주)가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인한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근잠 먹는 논 도치로 베고, 멸구 먹는 논 불 지른다’는 속담이 있다.

근잠은 이화명충을 말하며, 이화명충을 먹은 논은 다소 보상이 되지만 멸구는 방제를 하지 않으면 피해가 극심해 수량에 큰 영향을 준다는 멸구 피해의 무서움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수확을 앞둔 들녘에는 이처럼 무서운 ‘벼멸구’가 창궐했다.

이례적으로 9월 중순까지 폭염이 이어지며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 임실과 순창 등 도내 중간 산부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입혔다.

또한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현재 전국으로 확산 중인 외래 유입 검역해충인 토마토 뿔나방은 올해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과와 배 등에서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2020년 익산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2023년과 올해 5월 무주에서도 잇따라 발생해 병해충 피해가 급증,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제에도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기상에 따른 병해충 발생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1년에는 벼 도열병, 세균성 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등 시 전체 벼 재배면적의 35.5%에 달하는 대규모 병해충 피해가 발생했다.

2023년 광활면 새만금 간척지 주변에서는 과거 발생하지 않았던 다색줄풍뎅이 성충이 대량 출현해 벼와 콩 등에 피해를 입힌 적도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토마토 뿔나방과 페피노모자이크바이러스가 일부 포장에서 발견되는 등 그동안 문제 되지 않았던 병해충이 돌발적으로 발생했다.

이처럼 농작물 병해충 발생 양상과 종류는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 농작물 병해충,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한 기후와 다습한 환경 조건, 그리고 외래 병해충의 국내 유입 증가로 농업 현장은 전례 없는 병해충 피해에 직면해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은 병해충 발생 기간과 피해 규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수확량 감소는 물론 품질 저하와 유통 손실로 이어져 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농촌진흥청은 ‘농촌진흥사업 기본계획(2023~2027)’에 따라 병해충 예찰·방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정밀 예찰과 스마트 기술 등을 접목한 통합 대응 전략을 본격 추진 중이다.

시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최근 기후변화로 급증하는 지역 내 병해충 발생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과학적 예찰 시스템 구축과 새로운 방제 기술 시범 보급 등 병해충 예찰·방제 체계 정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병해충 대응 체계 개선 및 방향 전환 필요

농촌진흥청 ‘농작물 병해충 예찰·방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농작물 병해충 대응은 예찰, 분류동정, 방제라는 일련의 체계 속에서 이뤄진다.

지금까지의 병해충 방제는 예찰과 분류동정, 병해충 종합관리(IPM)에 따라 진행돼 왔다.

하지만 과거 병해충 대응 체계와 작물별 재배력은 최근 기후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농업기술센터 강기수 소장은 “기후위기 속 병해충은 농업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며 “병해충 대응 시스템을 예측 기반으로 전환하고, AI 기반 예찰 자동화 시스템과 친환경 방제 기술을 병행 도입하는 것이 앞으로 농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벼 병해충 사전 예방을 위해 연간 9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육묘상자처리제를 지속 지원하고 있다.

외래 돌발해충 및 검역해충 방제비도 연간 약 2억 원을 지원해 병해충 피해 저감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방제 중심의 병해충 대응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후화된 예찰 장비 재정비와 정보통신 및 인공지능(AI) 진단 기술을 영농 현장 컨설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생물 배양 공급, 천적 곤충, 교미교란제, 예찰트랩 지원 등 친환경 방제 기술 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신기술과 신품종, 신작부 체계 보급 및 지속적 농업인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통해 극심한 기후로 급증하는 병해충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 신속한 정밀 예찰 <예방이 최고의 방제>

농작물 병해충은 한 번 발생하면 급속 확산돼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방제가 어려워져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주로 농업인의 경험과 육안 관찰에 의존해 병해충 진단과 방제 시기를 결정했으나 정확도가 낮고 초기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신속한 병해충 예찰은 피해 최소화와 효과적 방제의 첫걸음이다.

병해충 발생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예측해 농가가 적절한 시기에 방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돕는다.

이는 불필요한 농약 사용을 줄여 환경 부담을 경감하고,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도 기여한다.

시는 2024년 사업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병해충 예찰포 장비를 재정비, 본격 운영에 나섰다.

특히 기존 공중포충망에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한 무인공중포충망은 해충 개체수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미지·영상을 촬영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병해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벼 병해충 예찰 자료로 활용되며 벼멸구, 혹명나방 등 비래 해충의 상시 예찰을 통해 적기 방제 시기를 통보, 피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스마트 예찰·방제 시스템 도입 <인공지능(AI), 로봇 활용 등>

병해충 발생 예측과 대응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병해충 관리의 스마트화와 데이터 중요성은 필수 과제가 됐다.

농촌진흥청은 정보통신과 AI 기술 접목을 시도 중이며, ‘농작물 병해충 영상진단·처방 앱’이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폰으로 농작물 병해충 증상을 촬영하면 AI가 분석해 진단과 방제약제 추천을 제공한다.

2030년까지 139개 작물, 1,139종 병해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영농 현장 컨설팅에 활용하고 농업인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AI 기반 ‘무인 예찰 포획 장치(스마트 트랩)’를 개발해 병해충 예찰 자동화와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데이터 기반 로봇·드론 활용 농약 정밀 살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 성과를 신기술 보급 사업을 통해 현장에 보급, 해충 예찰 무인화 시대를 이끌 계획이다.

시는 2023년 다목적 스마트 방제기 보급에 5천만 원을 투입해 1ha 과원에 시범 적용했고

2024년에는 비산 저감 분무장치를 활용한 드론 방제 신기술을 벼농사에 적용해 방제 인력과 약제 비용을 약 90% 절감했다.

스마트 방제 기술 확산에 공감대를 이끌었으며 스마트 트랩, 방제 로봇, 무인 방제 등 농촌진흥청의 스마트 예찰·방제 연구개발 성과를 지역 농가에 시범 보급할 예산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친환경 방제 확대로 지역농산물 경쟁력 강화

병해충 관리는 농업의 생산성과 품질뿐 아니라 지역농산물 경쟁력과 직결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충 발생 증가와 농약 남용 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병해충 관리 기술 보급이 절실하다.

시는 미생물 제제와 천적곤충, 교미방해제 등 친환경 방제 자재를 적극 보급하고 있다.

농업인 대상 친환경 방제 교육도 꾸준히 진행하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과수화상병, 외래 돌발해충 등 위험 병해충에 대해 신속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김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급변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병해충 피해 최소화와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인과 유기적 협력과 적극적인 기술 보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제시는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정밀 예찰과 첨단 방제기술 보급에 박차를 가하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 대(對)농업인 교육・홍보 및 기술 컨설팅 강화는 병해충 대응 체계의 추진 동력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이 구축돼도 농업인의 이해와 활용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급변하는 병해충 발생 양상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병해충 예찰 및 방제 시스템 활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농업인들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시는 기존 병해충과 함께 과수화상병, 토마토 뿔나방 등 돌발 병해충에 대한 상시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병행 추진 중이다.

아울러 최근 개정된 식물방역법에 따른 필수 대응 수칙에 대해서도 홍보에 힘쓰고 있다.

또한 방제의 기본인 종자 소독에 관한 교육과 기술 지원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 정성주 김제시장은 “농작물 병해충 방제는 김제 농업의 미래를 지키는 일”

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급증하는 병해충과 각종 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시범 기술 투입으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벼멸구, 과수화상병, 토마토 뿔나방 등 도내 인근 지역에서 다수 병해충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으나

시가 작물별 상시 정밀 예찰로 발생 동향을 철저히 파악하고

지속적인 병해충 교육과 신속·적극적인 방제 기술 지원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정 시장은 “김제는 대한민국 대표 곡창지대로서 병해충 대응은 단순히 농가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 농업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 기반의 선제적 방제 시스템과 친환경 생물 방제를 확대해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과 농업인이 함께 병해충 대응에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