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안 창사 15주년 기획 시리즈⑤]동암자활자립장, 장애인의 자립을 일궈내는 현장
[투데이안] 지난 1987년, 전주 완산구 전동에 뿌리내린 사회복지법인 동암(東岩)은 그 이름처럼 굳건하게 장애인 복지의 길을 걸어왔다.
설립 당시 보건사회부의 인가(1987-667호)를 받아 같은 해 10월 전주지방법원에 등기된 이 법인은,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 복지체계가 본격적으로 정비되던 시기에 뜻깊은 출발을 알렸다.
법인을 설립한 양복규(楊福圭) 대표는 1938년생으로, 전북 지역 사회복지의 선구자로 꼽힌다.
양 대표는 장애인의 자립과 권익 신장을 위한 토대를 놓는 데 평생을 헌신해왔다.
법인의 주소지는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 146번지. 소박한 동네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이곳은 그러나 지역 장애인들에게는 삶의 중심이자 희망의 거점이다.
동암이 추구하는 설립 목적은 명확하다.
장애인복지법과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해, 장애인의 재활과 보호, 그리고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을 통해 사회 통합과 복지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현재 동암 법인은 총 5개 복지시설을 운영 중이다.
▲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복지관 ▲동암재활원 ▲동암차돌학교 ▲동암자활자립장 ▲전북특별자치도 장애인작업장 등이다.
이 외에도 학교법인 산하의 동암고등학교가 따로 운영되고 있다.
투데이안은 창사 15주년을 맞아 동암재단을 6회에 걸쳐 기획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①동암재단 설립자 양복규 이사장 인터뷰 ②전북특별자치도 장애인 복지관 ③동암재활원, ④동암차돌학교, ⑤동암자활자립장, ⑥전북자치도장애인작업장 순
◆⑤동암자활자립장, 훈련에서 고용까지,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 견인
2001년 봄, 전주시 완산구에 자리한 ‘동암자활자립장’은 한 줌의 가능성을 씨앗 삼아 오늘날 중증장애인의 일터이자 희망의 터전으로 우뚝 섰다.
사회복지법인 동암이 설립한 이 시설은 일반고용 시장 진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에게 직업적응훈련과 실제 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 등록된 동암자활자립장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시설은 ▲직업적응훈련 ▲임가공 생산활동 ▲일반사업체 취업 연계 ▲시설환경 개선과 안전관리 등 다방면에서 장애인의 ‘일하는 삶’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두부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삼아 ▲두부제조기 ▲포장기계 ▲살균·냉각탱크 등 위생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한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2011년에는 식품제조가공업 영업신고와 함께 중증장애인생산품 인증(제2011-025호)을 획득했다.
2022년에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까지 통과하며, 식품안전성과 신뢰도 모두를 끌어올렸다.
◆설립 20년, 자립을 향한 묵묵한 동행
2001년 3월, 동암재활원에서 분리 독립해 보호작업시설로 신고된 이래, 자활장은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0년에는 보호작업장으로 유형을 변경하며 기능을 강화했고, 이후에도 두부제조기계 도입, 냉장탑차 확보, 공장 확장, 방역 장비 보강 등 다양한 기능보강 사업을 통해 근로환경을 개선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중증장애인 고용활성화’라는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한다.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른 맞춤형 작업지도는 물론, 일반사업체로의 취업 알선도 병행하고 있어 근로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변화의 발판을 제공한다.
◆운영 철학은 ‘선성후술’, 실천은 ‘3정5S’
동암자활자립장은 ‘先誠後術(선성후술)’이라는 이념을 기반으로, 사람에 대한 진정성을 최우선에 둔다.
이어지는 실천 원칙은 ‘3정5S’—정품‧정량‧정위치의 철저한 관리, 그리고 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에 이르기까지—근로장애인들에게 일터 이상의 배움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철학은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최저임금 이상 달성을 통한 자립기반 확보”라는 분명한 목표 아래, 직업재활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자립장의 운영 기조는 단단하다.
◆시설현황: 자립의 터전, 그 공간의 디테일
자활장의 부지면적은 2,800㎡(847평), 연면적은 840㎡(254평)로, 이 가운데 760㎡는 근로장애인 작업공간 및 사무실로 사용된다.
별도로 80㎡ 규모의 두부공장을 운영하며, 2011년부터 본격적인 식품 생산체계를 갖췄다.
주요 시설물은 다음과 같다.
△전기설비: 수전용량 35kW, 분전함 2개소△소방설비: 옥내소화전, 감지기, 유도등 등 안전 기준 충족△기계설비: 두부제조기, 포장기, 살균·냉각탱크 등 다수△차량: 냉장탑차 1대, 제품 운반과 납품에 활용△통신설비: 일반전화 및 FAX 등 기본 커뮤니케이션 체계 유지 등이다.
2025년 4월 기준, 정원 6명 중 5명이 근무 중이며, 원장과 직업재활훈련교사 2인, 생산판매기사, 사무원 등이 운영을 맡고 있다.
동암자활자립장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성취를 매일 쌓아 올리고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의 자존감과 삶의 방향은, 바로 이 작은 공간에서 비롯된 변화의 증거다.
‘일’은 그들에게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의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