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빛 칼럼] 국가재난, 대형산불 인재(人災)다!

2025-03-31     엄범희 기자

/이삭빛(본명 이미영 문학박사)시인-소방가족, 교육인권가

[투데이안] ‘자연은 인간 없이도 살아가지만, 인간은 자연 없이는 살 수 없다.’

이 말은 단순한 철학적인 명제가 아니다. 우리가 반드시 되새겨야 할 삶의 본질이자 경고이다.

최근 며칠간 이어진 대형 산불은 그 교훈을 가슴 아프게 되새기게 만들고 있다.

이 재난은 단순히 자연과 생명을 앗아간 재해를 넘어, 우리의 부주의와 안일함이 빚어낸 문제, 즉 인재(人災)이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변화이다. 환경을 지키고, 인간과 미래를 함께 보전할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2025년 3월,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26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고, 4만 5,170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을 소멸시켰다.

작은 담배꽁초 하나가 불씨가 돼, 농작물, 부산물 소각이나 부주의한 흡연이 더해져 이러한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

산림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2℃ 상승할 경우 산불 피해 면적이 최대 35%까지 증가한다고 보고됐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강풍, 낮은 강수량, 건조한 날씨는 단순히 통계나 자연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에 끼친 빚과도 같은 결과물이다.

이 불길 속에서도 소방관들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들은 최전선에서 위험을 무릅쓰며 불 속으로 뛰어들어 많은 생명을 구하고,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산불에서는 헬기 조종사 한 명이 진화 작업 중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불길과 싸우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희생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숭고한 헌신의 상징이다.

이제 소방관들에게 최신 안전 장비와 충분한 보호 장구를 제공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더 나아가, 반복되는 산불 진압 과정에서 받는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전문 상담과 안정적 근무 환경 구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그들의 헌신은 단순히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함께 지지하고 보답해야 할 의무이다.

산불은 자연재해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인간의 부주의와 예방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길에 버려진 작은 담배꽁초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해 공공장소에 담배꽁초 수거함을 늘리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법적 규제와 기술적 감시 체계 강화, 드론과 위성 감시를 활용해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불법 소각과 같은 행위를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법적제재를 강화해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 자연의 손실을 막아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숲 관리와 복원 산림은 한 세대만의 자산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단일 수종을 넘어 다양한 나무를 심어 건강한 숲을 조성하고, 내화수림대를 통해 산불에 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산림의 토양을 안정시키는 사방사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돼야 할 것이다.

필자는 어릴 적 군산에서 대형 건물이 불타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당시 느꼈던 두려움과 무력감은 시간이 지나 책임감으로 바뀌었고, 이제 소방관 가족으로서 헌신의 의미를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우리가 작은 실천을 시작할 때, 이 재난은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 같이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때, 숲은 다시 푸르게 피어나고 우리의 마음도 함께 치유될 것이다.’

이번 재난은 단순히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고 있다.

산불 없는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헬기 조종사의 희생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그의 헌신이 우리 모두에게 책임과 실천의 의미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더불어 국가재난인 산불이 하루빨리 진화되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