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맛있는 과일은 우리가 책임진다
- 익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최고 거래량 황청탁 씨
- 가장 오래된 중도매인은 오성만 씨
새벽을 여는 익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장.
익산과 인근지역 농수산물 유통이 이뤄지는 이곳에는 아침 6시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새벽은 치열한 눈치코치 전쟁이 벌어지는 경매와 시도때도 없는 주문 전화로 언제나 분주하다. 중도매인들과 소매인들로 북적대는 이 시간, 디지털로 이뤄진 경매를 통해 낙찰된 과일에는 중도매인의 이름표가 붙어나간다.
한무리의 주문을 부탁하는 소매인들 사이로 날카로운 눈매로 전자경매 전광판을 주시하며 조용히 주문을 넣는 이가 눈에 띈다. 바로 익산시 최고 거래량을 자랑하고 있는 중도매인 황청탁 씨다.
황청탁 씨는 익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 59명 가운데 최고 거래량의 우수 중도매인이다.
그가 연간 구입하는 거래금액은 약 80억 원으로 일일 평균거래량이 3천만 원인 셈이다.
추석 명절에는 하루 최고 8천만 원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익산시농수산물도매시장의 지난해 매출액이 약 880억 원 규모이니 그가 전체 물량의 10%를 거래하는 상황이다.
사실 중도매인의 역할은 농수산산물도매시장에서 소매상과 소비자를 대신해 경매에 참가해 물량을 구입 중개와 판매를 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좋은 물건을 제값에 매입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중도매인에게 소매인들이 주문을 내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황 씨가 이처럼 많은 금액을 거래하는 것도 그를 믿고 그에게 과일을 주문하는 단골 소매인들이 많다는 얘기다.
익산뿐만 아니라 김제, 완주, 서천 등 단골 소매인들이 30~40명 정도 이른다. 요즘은 여러 개의 소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이 새로운 단골손님으로 등극하고 있다.
황 씨는 “과일장사는 5년 넘어야 조금 장사 좀 한다 싶은데 이들 소매인들과 중도매인은 사실상 같이 성장한다”며 “둘다 성공 비결은 좋은 품질과 성실에 있다”고 말한다.
30년 이상 단골이면서 하루에 500~600만 원 정도, 연간 10억 원 정도의 과일을 이곳에서 구입하는 한 소매인은 아무리 자신의 이윤이 적어도 물건만은 그날 최고 1등품을 가져간다고 한다.
황씨는 “이러한 단골 소매인들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더욱더 날카로운 눈으로 좋은 품질을 골라내고 그들보다도 더 성실해야만 하는 것이 중도매인으로서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장 오래된 중도매인은 누구일까? 바로 올해로 32년째인 오성만 씨다.
오성만 씨는 1982년 남부시장 원협 공판장부터 중도매를 시작했으며 1998년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일해 온 최고 오래된 중도매인이다.
6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게 건장한 모습에 인자한 말투의 오 씨는 아버지가 중앙시장 과일중매인으로 일하셔서 과업을 이어받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 경력답게 연간 매출은 50~60억 원 사이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현재 롯데마트에 일일 200~400통정도 납품하는 수박에는 중도매인인 그의 얼굴이 들어간다.
오 씨는 “제품 품질에 자부심을 느끼며 더욱 신선하고 맛좋은 과일로 고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추석연휴와 더불어 수박과 같이 한 통당 가격이 높은 과일이 많은 지금이 중도매인에게는 제일 성수기”라며 “특히 최근 주류 품목인 수박은 용안, 용동, 망성 쪽에서 토마토는 석탄동 쪽 등 익산 지역의 과일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더욱 뿌듯하다”고 덧붙인다.
이곳에는 대량구매 소매상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종종 찾는다.
최고 품질의 선물용 과일부터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값싼 물건까지 소량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원하는 용도에 맞춰 좋은 과일을 골라주니 단골손님이 많다.
큰 손님 뿐만 아니라 일일이 찾아온 손님들에게 원하는 물건을 찾아주는 그의 얼굴에 30년간 한결같은 친절함이 묻어나온다.
한편 지난 1998년 1월에 개장한 익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전군 간 도로변의 전주, 군산, 김제의 중간인 번영로 1길 20(목천동 916-4)에 위치해 있어 농수산물 반입과 반출이 쉬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익산원협, 이리청과, 이리수산 3개 법인 입주해 있으며 직원 및 경매사 38명, 중도매인 59명, 매매참가인 7명, 산지유통인 68명, 하역인 44명 등 216명이 종사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도 청과물동, 채소류동에서 경매가 끝난 후 중간상인이 가져간 후 남은 신선한 과일, 채소를 박스단위로 구입할 수 있다.
구입 가격은 당일 경매가의 수수료 5% 붙여진 것이며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편이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