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꿰르벵(손목 건초염)

2011-04-07     엄범희 기자

<이영근 다손정형외과 원장>

“병마개 돌리기가 힘들어요”, “양치질하기 힘들어요”, “무거운 물건 들 때 엄지 쪽 손목이 아파요”

건초염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즉 건초에 발생한 염증을 말한다. 인체에서 건초는 힘줄에 영양 및 혈액을 공급하고 힘줄이 좁은 통로에서 움직이기 쉽도록 윤활제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조직인데, 반복적인 자극이나 관절염 등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에 발생하는 건초염을 드 꿰르벵 병이라고 한다.

해부학적 구조 및 원인

드 꿰르벵 병은 엄지 손가락과 연결되는 손목 부위에 발생하는 건초염이다. 손목 관절 주변에서 손목과 손가락을 펴주는 인대가 지나가게 되는데, 이 인대들은 손목 부위에서 마치 띠를 두르듯 손목을 감싸고 있는 신전지대(섬유막)라고 불리는 인대 밑을 지나게 된다. 이 섬유막은 인대들을 6개의 구획으로 나누는데, 첫번째 구획 즉 손목의 엄지손가락 쪽에서 엄지를 펴주는 인대들(단 무지 신전 건, 장 무지 외전 건) 부분의 힘줄막에 염증이 생겨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

30-50세의 성인 여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임신 말기나 수유기 여성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에는 손자,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들에게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반복적인 근력 활동을 한 경우가 흔하고, 직업적인 원인일 경우가 많다. 특히 손으로 도구를 쥐고 하는 작업,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어올리거나 옮기는 작업, 컴퓨터 업무 등이 대표적이다.
손목과 엄지 손가락이 연결되는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유발되고, 손목을 아래 방향으로 꺾어 누를 경우 심한 통증을 보인다. 초기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목에 힘이 들어가는 작업을 할 때 통증을 느끼는 정도지만, 만성이 되면 섬유성 터널이 연골화 되어 손목 부위에 딱딱한 혹처럼 만져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환자들은 종종 뼈가 튀어나왔다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진단

환자의 엄지를 접은 상태에서 손목 관절을 다섯 번째 손가락 쪽으로 구부리면 염증이 발생한 부위가 긴장되어 통증이 유발된다. 이를 핑켈스타인 검사라 하고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일반 방사선 검사 및 초음파 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치료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치료

1. 생활 자세 교정
건초염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의 원칙은 해당 부위를 쉬게 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대부분 반복적인 무리한 작업이나 노동, 운동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원인을 교정하지 않으면 상태가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에 앞서 통증 부위에 대한 휴식 및 통증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의 교정이 꼭 필요하다.

2. 부목 혹은 보조기 고정
통증 부위를 부목이나 보조기로 고정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힘줄을 휴식하게 하는 방법이다. 부목이나 보조기는 급성 통증을 조절하는데 효과적이지만 관절 강직이 오지 않도록 가끔씩 풀러 운동을 하고 착용 기간이 6주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3. 약물 치료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기도 한다.

4. 스테로이드 주사
증상이 시작된 지 6개월 이내의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60% 정도의 환자에게서 상당 기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물속에서 찜질해 주고 바르는 파스로 마사지 하면 통증 치료에 아주 효과적이다. 보통의 경우 3회까지 주사요법을 쓸 수 있다.
증상이 6개월 이상인 경우에는 섬유성 터널에 연골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주사요법의 효과가 크지 않다. 당뇨 환자의 경우에도 스테로이드 주사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사 후 1-2주일 정도 혈당이 상승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6개월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한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있는 경우 등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두께가 두꺼워져 힘줄을 압박하고 활주를 방해하는 섬유성 터널을 절개하여 힘줄과 섬유성 터널 사이의 마찰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때 해부학적 변형이 많기 때문에 또 다른 섬유성 터널이 존재 하지 않는지 반드시 주의깊게 확인해야 한다. 입원을 하지 않고 통원 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약 2주 동안 부목으로 손목관절을 고정해주는 것이 좋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