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10년의 역사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2010-10-05     엄범희 기자
 
 

2010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명곤)가 5일간의 일정을 뒤로하고 마무리됐다.

5일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해 한옥마을, 전주 오거리 등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구성과 기획면에서 돋보이는 면모를 보여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한옥마을의 경우, 해외전통가무악에서 좌석점유율이 가장 높게 나오면서 한옥마을 관광과 연계한 것이 주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소리축제는 전직원이 추석연휴 등을 반납하면서 까지 밤낮가리지 않고 남다르게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2일과 4일 비가 내리면서 축제 분위기를 가라앉게 하는 등 커다란 장벽에 부딪치기도 했다.

소리축제의 시작은 2001 한국방문의해를 기념하는 특별행사로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받아 추진됐고, 그때만 해도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0년이라는 역사를 이어올 수 있으리라 예상했던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올해로 10년이라는 묵직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10년 전 ‘전라예술제’를 중심으로 전북지역의 공연예술제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예술적 성과물을 발표하면서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창구였다.

또한 풍남제와 단오제 등의 종합축제는 지역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통로였다.

이러한 전북지역 공연예술인들이 축적해 온 노하우와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전문적인 공연예술제로 성장, 공연예술축제의 전형을 제시했다.

2001년 첫 선을 보인 전주세계소리축제는 10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전국, 나아가 세계 공연예술과 교류하고 교감할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는 구심체로 자연스럽게 소리축제의 역할과 기능을 찾아갔다.

10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혹은 언젠가 시대의 요구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지역을 대표하면서 세계를 지향하는 가능성 높은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성과와 의미

한층 더 폭넓어진 공연예술인들의 음악적 욕구 담아내는 그릇
국악과 판소리 음악가들이 소리축제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전 세계 음악인들과 교류함으로써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문화의 가치가 강조되고, 장르와 장르 간 결합 등 실험적인 시도들이 펼쳐지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공연예술인들의 시야도 넓어졌다.

소리축제는 한층 더 폭넓어지고 다양해진 이들의 음악적 욕구를 실현하는 그릇으로 기능하게 됐다.

-‘퓨전국악’과 한국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을 키워내는 인큐베이터
‘퓨전국악’과 한국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서 대중들을 만나 그들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선보이고 성장시킬 수 있는 인큐베이터가 되었다는 점은 또 하나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소리프론티어 오감도 기자상 수상, 젊은 아티스트와 함께 세계로
10월 2일 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을 빛냈던 ‘소리 프론티어’ 참가팀 ‘오감도’는 이미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퓨전국악’ 팀으로 성장했음을 알리며 지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감도’와 같은 젊은 지역 아티스트들의 목표는 소리축제의 성장과 함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축제와 공연예술을 대하는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새로운 공연 흐름 제시, 관객 경험 축적의 기회 제공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의 수준은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가장 빛나게 하는 부분 중 하나.

지역 문화예술축제가 다양해지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및 한옥마을 등 문화시설의 증가 등 문화 인프라의 확장에 힘입어 관객들이 공연예술제를 바라보는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소리축제는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공연예술 양식과 새로운 음악적 경향들을 꾸준히 제시하면서 공연예술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을 넓히고 경험을 축적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줬다.

특히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실내 및 실외 공연장, 세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객석에서 보여준 성숙하면서도 적극적인 공연관람 태도가 연일 화제가 됐다.

-소리 프론티어 / 200인의 블루스 / 천하명창전 / 정순임 수궁가 등 관객과 무대의 환상적인 호흡
한국월드뮤직 열전 ‘소리 프론티어’는 폭우에 6시간이라는 장시간 공연에도 불구, 2,000명의 관객들이 모일 만큼 어느 한 곳으로 편중되지 않은 음악적 취향을 보여줬다.

특별기획공연 ‘200인의 블루스’는 200명의 색소폰 연주자들의 연주에 맞추어 800명의 관객들이 노래를 함께 하며, 즉석에서 예기치 않은 ‘1,000인의 블루스’가 연출됐다.

‘천하명창전(조상현·성창순·최승희)’은 조상현 명창의 열창이 이어져 당초 공연시간을 초과.

같은 날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 ‘정순임의 수궁가 완창’ 역시 공연자의 컨디션이 완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아담한 한옥과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공연 분위기가 고조되고,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올해 축제는 관람객들과 무대가 혼연일체가 되어 거리를 좁히고, 공연예술 감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안겨 줬다.

■세계음악에 대한 다양하고 뜨거운 관심, 소리축제를 놀라게 하다

세계의 다양한 음악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단순한 호기심에 머물러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초청된 해외 음악을 대하는 관객들의 반응은 소리축제 10년의 기점에서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티티로빈 / 아싸오 / 이네사 갈란테 기립박수와 커튼콜 연일 화제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초청된 ‘티티 로빈’과 ‘바빌론 서커스’, ‘아싸오’, ‘이네사 갈란테’ 등 네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고, 감동의 깊이가 커 소리축제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집시 기타리스트 티티 로빈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최고의 인기 공연으로 회자됐다.

이와 함께 ‘바빌론 서커스’와 ‘아싸오’는 놀이마당 계단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아티스트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관객들 또한 아티스트들의 열정적인 공연에 화답하듯 무대 앞으로 진출해 스탠딩 관람을 하며 ‘즐기는 축제’의 전형을 보여줬다.

천상의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네사 갈란테 역시 세 번의 커튼콜이 이어질 만큼 객석 반응이 뜨거웠다.

-개막특별기획공연 입소문 타고 해외전통가무악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수준 높은 공연에도 불구하고 낯선 장르라는 인식 때문에 흥행을 우려했던 ‘해외전통가무악’은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에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였다.

소리문화관에서 펼쳐진 해외전통가무악은 인도, 중국, 대만, 캄보디아 명인들이 출연해 각국의 전통음악과 춤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공연팀들은 개막 특별기획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에 출연하면서,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독자적인 공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남긴 성과 중 하나는 다양한 해외 음악공연이 관객들로부터 충분히 교감을 얻고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일깨워준 기회였다.

■다양한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포용력을 갖추다

- 원형 판소리 & 판소리 변용, 세대를 아우르는 판소리와 국악의 면모 제시
올해 축제는 판소리와 판소리를 활용한 공연 양식, 실험적인 한국월드뮤직 등이 소리축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당초 판소리와 국악이라는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남녀노소,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판소리 변용 프로그램과 판소리 종합예술 등이 주류를 이뤄 판소리와 국악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창작판소리 / 소리프론티어 등 국악 및 판소리 대중화 앞장
특히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은 판소리와 국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정통 판소리는 물론 창극, 무용, 오페라, 창작판소리, 판소리+다양한 예술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한 소리오작교, 창작판소리(임진택/이자람 창작판소리 2세대 출연), ‘소리 프론티어(한국 월드뮤직 열전)’ 등 국악과 판소리에 대한 다양한 매력을 느끼고 접할 수 있는 장치들을 풍부하게 마련했다.

그러면서 국악과 판소리의 대중화를 모색하기 위한 소리축제의 적극적인 노력이 돋보였다.

판소리와 국악 안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장르와 실험들이 이어져 대중화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데 이번 소리축제의 성과를 둘 수 있다.

-다양한 무료 공연 배치, 세대와 장르 아우르는 포용력 갖춰
또한 특별기획이벤트(200인의 블루스, 500인의 하모니, 프리스타일 원 랩 배틀, 송골매, 킹스턴 루디스카, 이창선 대금스타일, 찰나) 등 무료공연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고 남녀노소 “소리축제에 가면 즐기고 감상할 만한 공연이 꼭 한 가지는 있다”라는 믿음을 전 세대에 걸쳐 심어줄 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2010 소리축제는 명실공히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넉넉한 포용력을 갖추며 ‘사랑받는 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한옥마을과 소리축제, 상상 그 이상의 ‘시너지’를 발견하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축제, 축제와 관광산업의 연결고리 적극 모색
올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축제, 축제와 관광산업의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그 가능성을 찾아냈다는 사실이다.

올해 개관한 소리문화관을 비롯 한옥생활체험관과 한방문화센터 등 태조로를 중심으로 한 한옥마을 무대는 판소리는 물론, 해외전통가무악, 소리+끼 페스티벌(프린지 공연) 등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면서 관광객들과 도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한옥마을과 소리축제의 이미지 연계 및 타 음악예술제와의 차별화 마련
최근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한 전주한옥마을은 볼거리와 먹을거리,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전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코스가 됐다.

이에 발맞추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옥마을을 주요 공연무대로 선택함으로써 축제-관광 명소의 결합을 통한 최상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매우 시의적절한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담한 한옥마을이 안겨주는 포근함과 전통적 색채의 고즈넉함은 향후 소리축제를 연상하는데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고, 여타의 음악예술제와의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옥마을 공간을 주요 공연무대로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 마련
유료 및 무료공연 배치, 다양한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을 아우르는 유효적절한 공연 배치(해외전통가무악, 프린지공연, 판소리 공연)는 한옥마을 관광객들의 구미를 맞추고, 관광객들의 방문 욕구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는 소리축제가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올해 축제는 향후 축제 무대로 한옥마을 공간을 확대하고, 관광수익 창출에 기여함으로써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분기점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젊고 파격적인 판소리와 국악, 새로운 면모를 그려내다

-올해 축제는 판소리와 국악도 얼마든지 젊고 흥미로운 장르라는 사실 입증
올해 축제는 원형 판소리의 복원(한옥마을 완창 발표회, 고음반 감상)과 최고의 명창들을 한 무대에 올리는 쉽지 않은 공연무대를 선보이면서도 판소리가 원형과 전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시대에 따라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는 판소리와 국악의 다채로운 모습을 제시하면서 우리 전통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였다. “판소리와 국악도 얼마든지 젊고 흥미로운 장르”라는 사실을 무대를 통해 보여주었기 때문.

특히 창작판소리 2세대가 펼치는 ‘창작판소리 초대전(임진택/이자람)’과 판소리+다채로운 예술장르의 결합인 ‘소리오작교’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임진택/이자람의 창작판소리는 우리시대를 반추하거나 현대인들의 모순을 진지하면서도 익살스럽게, 혹은 매우 현대적인 기법과 공연양식으로 보여준 색다른 경험을 안겨 주었다.

특히 소리축제 무대를 통해 두 공연자의 창작판소리를 연이어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소리오작교’는 젊고 발랄한 예술인들이 소리꾼들과 짝을 이뤄 판소리를 다양하고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안겨줬다.

판소리가 장르와 장르 간 결합 혹은 장르 파괴라는 공연예술의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게 되는 최고의 기획 프로그램이었다.

‘소리 프론티어’ 역시 젊은 국악, 대중과 호흡하는 한국월드뮤직의 가능성과 해외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놓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예술인들의 저력 확인 : 창극 수궁가 / 오페라 흥부와 놀부 / 널마루 ‘타고남은 적벽’
판소리 다섯바탕을 창극, 오페라, 무용 등 다양한 공연양식으로 무대에 올린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열정과 저력은 대중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남겼고, 대중적으로도 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또한 국악과 판소리의 고장으로서 시대에 따라 변화와 실험을 멈추지 않는 문화예술인들의 노력은 소리축제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유례없는 대규모 프린지 공연(소리+끼 페스티벌), 신명난 놀이판이 되다

-역대 최다 팀(83개 팀) 출연, 전국 각지의 아티스트들의 총 출동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프린지공연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83개 팀에 이르는 공연예술단체들이 대거 참여한 올해 소리+끼 페스티벌은 역대 최다 팀이 출연, 퓨전국악, 락, 마임, 그래피티, 마술 등 그야말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아티스트들의 박람회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과 모악광장, 한방문화센터, 경기전, 오거리광장에서 내뿜은 열정과 열기는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가장 축제답게 하는 동력이었다.

무료공연에 교통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연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출연 신청은 쇄도했다.

축제 직전 개인적인 상황이나 사정으로 인해 취소한 팀을 제외하면 거의 100%에 이르는 수용으로 2010 소리축제의 프린지공연이 구성됐다.

올해 ‘소리+끼 페스티벌’의 가장 큰 미덕은 장르의 다채로움은 물론, 1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동등한 무대 기회 제공,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과 교감
소리축제는 이들에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 없이 동등한 무대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은 소리축제 무대를 통해 아낌없는 열정을 풀어냄으로써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로부터 최고의 감동과 교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정적인 한옥마을에 생기와 문화적 다채로움 부여, 관광객들로 하여금 한옥마을 또 다른 즐거움 선사
특히 한옥마을 곳곳에서 열린 프린지 무대는 정적인 한옥마을에 생기와 문화적 다채로움을 부여하고, 관광객들로 하여금 한옥마을을 걷고 구경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고즈넉하고 전통적인 공간으로 인식된 한옥마을과 젊고 생기 있는 프린지 무대의 결합은 ‘부조화 속 조화’ 혹은 ‘문화적 충돌’을 통한 새로운 감흥을 얻어낸 무대였다. 

소리축제 감동 Story_ 전·현직 조직위원장 아름다운 기부

올해 개막특별기획공연인 ‘천년의 사랑여행’은 전/현직 조직위원장의 조화와 화합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이 ‘당산여신’으로 분해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었고, 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총감독을 맡아 작품의 방향과 내용을 주도했다.

두 전/현직 위원장이 함께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데 관심이 모아지면서 ‘천년의 사랑여행’은 전석 매진이라는 유례없는 흥행기록을 세웠으며, 앵콜 공연에 대한 문의가 이어질 만큼 관람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 특별기획공연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무대 위에 그려낸 김명곤/안숙선 전현직 위원장이 무대 밖에서도 아름다운 기부를 통해 사랑을 전달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사재를 기부해 청각장애 어린이에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술비를 지원하고, 중국 땅에서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판소리 명인에게 고국의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또한 이국땅에서 우리음악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힘을 실어주는 아름다운 기부를 실천했다.

이들의 기부는 국경과 세대, 장르를 초월해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소리’의 감동을 전해 온 소리축제의 본질과도 닮아 있다.

그 어떤 장애와 편견, 구분을 뛰어넘어 우리 모두 마음과 열정을 나누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부를 통해 실천하려 한 것.

올해 소리축제는 전/현직 조직위원장의 기부를 통해 소리축제가 사회에 공헌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엄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