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④]역사와 유래가 있는 덕진공원으로 마실 가자
-법조 3성 기념비 등 볼거리 풍성
-건지산, 편백나무 숲, 조경단 등 주위 경관도 좋아
맛과 멋,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가장 맛깔나게 어우러진 도시 전주. 천년고도 전주 도심에는 연꽃향 가득한 덕진공원이 있다.
덕진공원이 만들어진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서기 900년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도서방위를 위해 늪을 만들었다는 설과, 광해군 때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전주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북쪽만 낮게 열려있는 탓에 지맥이 흘러내려 이를 막기 위해 가련산과 건지산 사이를 제방으로 막아 저수함으로써 지맥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했다”는 기록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저수지는 관개용으로 만들어지는데 반해 덕진연못은 풍수지리설에 연유해 만들어진 것으로 유래가 독특하다.
덕진공원의 거대한 연못은 여름이 되면 장엄한 홍련의 바다가 된다.
전체 99,174㎡의 연못 면적 중 42,975㎡의 연꽃 자생지는 넓은 연잎으로 가득차며, 그 사이사이로 홍련이 스치는 바람에 넝실넝실 춤을 추는 모습과 연못내 가득한 황홀한 연꽃향은 찾는 이로 하여금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해 ‘덕진채련(德津採蓮․ 덕진에서 연꽃을 감상한다)’은 전주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전북출신 법조인 3명의 동상
덕진공원에 가면 한국법조 3성기념 사업회에서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 사형수의 대부 바오로 김홍섭 법원장, 김구선생 암살사건의 배후를 밝혀낸 검사장 화강 최대교 등 전북 출신 법조인 3명의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은 법조 3명을 기리기 위해 한국법조 3성 기념사업회에서 1999년 11월 13일 건립했다.
덕진공원에는 법조3성상 외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목가시인 신석정 시비를 비롯하여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전봉준장군 동상 등 13개의 기념비를 관람할 수 있다.
최근 전주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옥마을부터 가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주 대표명소는 덕진공원이었다.
80-90년대 많은 연인들을 태웠던 보트가 있고 한강 이남에서 가장 오래된 전주동물원이 있다. 전주동물원은 생태동물원으로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체련공원, 건지산, 편백나무숲, 조경단, 소리문화의 전당, 혼불문학공원 등이 주위에 있다.
여름에 어울리는 ‘음악분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음악분수다. 음악분수는 연꽃과 더불어 덕진공원의 대표적 볼거리이다.
전주시는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01년 17억원을 들여 음악분수를 완공했다.
그 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2009년부터 기념일 축하와 연인들의 사랑고백 등 이벤트데이를 무료로 운영해 오고 있다.
이벤트데이는 분수가 만들어낸 워터스크린을 통해 자신들이 시디(CD)에 담은 영상을 볼 수가 있다.
지금까지 연인들의 사랑 고백 34건, 생일 축하 6건 등 모두 40건의 이벤트데이 행사를 열었다. 음악분수는 화~일요일 운영하고 월요일은 정비를 위해 쉰다.
하루 4차례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오후 1시30분, 3시30분, 5시30분에 15분간 가동한다. 저녁 8시부터는 15분간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고, 15분간 음악을 들려준다.
이벤트데이 신청은 수시로 접수 받는다. 다만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운영을 중단하니 참고해야합니다.
◆추억을 수집하는 ‘시민갤러리’
전주 덕진공원에 있는 매점을 리모델링해 만든 전주시민갤러리(덕진갤러리)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작가의 미술품 또는 공예작품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곳으로 전주시의 대표적인 시민 참여형 공간이다.
이 갤러리는 그림이나 서예, 공예품 등을 전시할 수 있게 꾸며졌으며 전주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대관료는 하루 1만원이다.
전주시시설관리공단 김신 이사장은 “공원을 찾은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미술체험 공간을 만들었다”며 “다양한 볼거리 제공으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변 건지산․ 가련산도 가볼 만 해
가을이 한창이다. 건지산은 편백숲이 좋아 찾는 시민이 많다. 어디를 가든 그늘이 있고, 편백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떠나기 쉽지 않은 시민들에게 덕진공원 인근 건지산과 가련산을 추천한다. 도심 속에서 형형색색 변화를 본다는 것은 전주시민의 행운이다.
건지산은 둘레길처럼 편안한 생태공간이다. 숲속을 걷고 있노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덕진공원하면 덕진연못만을 생각하지만, 사실은 건지산과 가련산을 포함한 350만여㎡(106만평)가 넘는 방대한 공간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340만여㎡(103만평)이니, 덕진공원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상상이 된다. 덕진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건지산을 끼고 있다.
덕진공원을 돌고 난 뒤, 최명희 묘소와 조경단으로 이어지는 길이 좋다. 덕진공원은 건지산, 가련산, 오송제, 동물원이 연결되어 있다.
경쟁하는 사회속에서 현대인은 느림의 여유를 갈구하고 있다. 산사의 절집체험이 인기를 끄는 것도 자연속에서 명상하고 싶은 현대인의 갈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옥마을 100년, 덕진공원 1000년. 한옥마을은 살림집이 아름다운 전통문화지구로, 덕진공원은 자연생태지구로 발전하고 있다.
전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더 많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의 시작이 덕진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