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19 정신을 기억하며

2016-04-18     엄범희 기자
전북동부보훈지청 보훈과 하혜숙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이 하나가 돼 부정과 불의에 저항하고 독재에 맞선 진정한 민주주의의 혁명이었던 4.19혁명 56주년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다.

4·19혁명은 부정으로 얼룩진 자유당 독재정권에 항거해 처음에는 꽃다운 젊은 청년학생들이 주축이 돼 전개되다가 점차 시민들이 합세해 일으킨 전국적인 시민혁명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4.19혁명의 역사적 의의는 또 다른 숫자놀음에 불과한 오래된 화석과 같은 이야기로 남는듯해 씁쓸한 마음뿐이다.

1960년 봄 이 땅에 꽃피었던 민주주의에의 열망이 얼마나 순수하고 뜨거웠는지를, 그 날 이 땅에 뿌려진 젊은 피가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를 우리 국민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1960년 당시의 정권세력이 장기집권의 야욕을 앞세워 저지른 3.15부정선거는 민주주의 역사상 치욕적인 일로 온 국민이 분노를 감출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 이에 정의감에 불탄 청년학생들과 시민들이 피땀 어린 투쟁을 해 결국 부정한 정권은 몰락했고, 부패한 권력집단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당연한 이치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오늘날에는 국가 간의 국경이 무너지고 날마다 새로운 정보와 문명의 이기가 넘쳐나고 풍요로움이 지나쳐서 웬만한 것에는 이제는 그 가치의 소중함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이 때문인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선대들이 희생해 일궈놓은 안락함 속에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자유를 잃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 무엇인가를 목숨 걸고 지켜내야 하고 또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두려운 일인가를 잘 알지 못하고 현재의 풍족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제 우리는 이들의 고통과 슬픔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이분들이 뿌린 민주화된 이 땅에서 좀 더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는 민주제단에 꽃다운 젊음을 바치신 민주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선양하고 그 정신을 지속적으로 계승 할 수 있도록 선양시설 확충과 올바른 역사교육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국민들 또한 4․19정신을 본받아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화된 사회를 더욱 발전시켜 선진화된 민주시민으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4·19정신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기리는 길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바로 4월의 만개한 들꽃처럼 채 피기도 전에 쓰러져간 4월의 영령들의 피와 땀을 밑거름 삼아 활짝 핀 민주주의 꽃으로 다시 피어나게 해 고귀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몫이 때문이다.

이번 4.19혁명 기념일을 맞아, 지금 숨 쉬는 공기처럼 당연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이 땅의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됐음을 온 국민이 잊지 않고 더욱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를 이루는 초석으로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