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대형사고 언제까지 계속되나
- 세월호 침몰 등 인재 사고 왜 반복되나
- 경제성장 집착 안전문제에는 소홀 원인

애꿎은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 냉골 물살에 밀려 자빠지는 그 순간 대한민국은 자지러지고 말았다. 안전 불감증이 심하다고 그렇게 자주 말했는데 대형사고가 또 터진 것이다.

제일 먼저 도망치기에 바빴던 선원들을 보면서 온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승객들을 포기한 선원들의 대응방식이 온 국민의 공분(公憤)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승객들의 생명이 경각에 있는데 선원들은 까치걸음으로 비스듬히 드러누운 배에서 빠져 나왔다. 도대체 그런 사람들은 어떤 심보를 가진 화상들일까. 그 사람들에게는 자녀들이 있기나 한 것인가.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선내 방송은 대참사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당국의 초기 대응도 문제가 심각했다. 당국의 혼선과 더딘 구조작업은 이미 도마 위에 올랐다. 단원고의 최모 군이 휴대전화로 119에 다급하게“배가 침몰하는 것 같습니다.”하고 보낸 그 연락에도 즉시 대처를 못하고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세월호와 교신하며 지시를 내리는 진도 해상교통 관제센터에 연락도 늦어졌다. 신고 후 15분이 지나서야 교신이 이루어졌다. 세월호가 사고 발생 후 침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0분이었다.

이번 사고는 법규 엉망, 관리감독 엉망, 업체 엉망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안전을 중시한다면서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명까지 했다. 그런데도 어떻게 위기대처 능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인가. 대형 여객선에 안전요원만 제대로 배치했더라도 실종자의 대부분은 구조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20년간 일어난 각종 대형 사고로부터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다. 후진국에서나 일어날만한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만 선진국이지 국민의식과 사회안전 시스템은 여전히 후진국이다. 국민소득이 좀 많아졌다고 해서 선진국이라고 우쭐댄 것이 부끄럽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매번 무슨 일만 터지면 난리를 친다. 그리고 곧 잊어버린다. 도로아미타불이다. 언제 소 잃었던 적이 있는가 라는 식으로 매사를 처리하고 만다. 제발 대형사고가 난 후에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쳤으면 좋겠다. 후진국형 대형사고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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