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봉동면 자연 포도원 이영식씨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을지 모르나 심각한 환경오염 및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각종 유해한 첨가물 등 건강에 좋지 못한 식품들에 노출되어 있어 건강을 돌보기가 쉽지 않다. 친환경 농법만을 고집하며 묵묵히 전북농업을 선도하는 농업 전도사들이 있다.


농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략은 품질 향상과 경영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길 원하고 있다. 일부 농가들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일생을 걸기도 한다.


완주군 봉동면 낙평리에서 '자연 포도원'을 운영하며, '친환경 포도'를 생산하는 이영식(53) 씨.


두 마리 토끼를 몰고 있는 이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포도농이다. 포도농장 시작과 동시에 겨울포도를 수확하는 연구를 시작해 요즘에는 국내 포도 농가를 대상으로 농민교육원, 농업기술원, 농협교육원, 농촌진흥원, 농업기술센터, 한국유기농업협회 등 포도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포도분재도 연구하기 시작, 포도분재 개발에 성공해 요즘 또다른 삶의 변화를 맞보고 있다.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간 포도분재는 일반가정에서 교육용으로, 사무실에서 관상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무게가 3kg으로 가벼우며, 분재의 종류 가운데 만생종은 나무에 달린 포도가 10월까지 장기간 떨어지지 않고 포도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분재가 모자라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사장이 처음 포도 묘목을 들여온 것은 80년대 초다. 도내 거봉이 전무하던 그 시절, 4~5명의 포도농이 천안에서 거봉포도 묘목을 들여왔고, 대부분 묘목기술자를 불러들여 값비싼 기술을 전수받았다.


하지만 이 사장은 밥한 끼 대접할 수 없을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하다보니 기술자 그림자도 밟을 수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완주 농업기술센터(당시 봉동 농촌지도소)당시 최내규 소장과 함께 눈물겨운 거봉 묘목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간 포도분재는 일반가정에서 교육용으로, 사무실에서 관상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처음 500평으로 시작한 포도 농사도 이제는 1만 5,000평으로 늘어 거봉포도 이외에 캠벨, 킹데라(설탕포도) 등 3종류를 생산하고 있는 포도 대농이 됐다. 1983년, 어렵게 가꾼 포도밭이었지만, 몇 년 동안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기후와 토질이 포도재배에 맞지 않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 씨는 1985년 2년동안 지었던 노지 재배를 포기하고, 비닐하우스를 지어 친환경 시설재배로 작목 전환을 시도했다. 시설 재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노지 때보다는 좀 나아지는 듯했지만, 비닐하우스 고온 영향으로 노지에서 볼 수 없었던 병해충 피해가 더 심하게 나타났다.


농약을 살포하면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 톱밥과 맥반석을 이용한 키토산 조개껍질, 쌀겨, 깻묵, 현미 식초, 효소 등을 이용하다보니 병충해에 강하고, 당도 또한 매우 높아 개운하고, 깔끔한 맛의 포도를 생산하게 됐다.


농장 전체가 하우스로 되어 있어 점적관수와 스프링 쿨러 설치로 지하수를 사용해 효소와 키토산목초액, 동물성 아미노산을 사용 전해수기 이용으로 작물전체가 건강하므로 생육기간에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포도 껍질과 씨는 특히 몸에 이로운 물질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껍질과 씨를 발라낼 필요 없이 몽땅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포도를 생산하는 데 일생을 걸었지요."


이 씨는 이 같은 신념으로 2000년 제2회 전국포도인협회 품평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거봉포도 농사를 시작하면서 국내 최초로 일본에 수출했고, 친환경농업부문 도지사상, 제2회 전국친환경농산물품평회에서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포도 색택이 웬만큼 들어도 당도가 17도 이상 오르지 않으면 수확하지 않는다. 때문에 수확량이 일반 포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유기농 포도가 일반 포도에 비해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씨의 유기농 포도는 현재 수확량의 50% 이상을 서울 현대, 신세계, 롯데백화점의 친환경농산물 코너에서 판매하고 있고, 나머지는 자연포도원에서 직판 또는 주문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자연포도원에서는 농약대신 각종 효소와 동물성 아미노산 등 유기농법으로 농장을 경영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드실 수 있다”면서 “씨 없는 포도를 생산해 어르신들도 편하게 드실 수 있고, 안심하고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정성껏 재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63) 261-3522./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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