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투데이안] 전북대 김병기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축원·평화·오유'라는 주제로 뜻깊은 서예전을 연다. 

'김병기의 수필이 있는 서예 :축원(祝願), 평화(平和), 오유(傲遊)'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린다. 

서예전은 전북대학교박물관에서 11월 25일까지 전시된다.  

이번 서예전에서는 서예에 대한 연구와 연마를 병행해온 김병기 교수가 평소에 구상했던 생각을 100여점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다.

서예는 어떤 예술보다도 간절한 축원을 담을 수 있는 예술이다. 문장을 쓰는 예술로 구체적인 뜻을 담을 수 있고, 뜻을 담을 수 있어 보다 더 절실하게 축원의 마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결혼, 수연, 출산, 이사, 개업 등을 축원하는 명언을 쓴 서예작품을 전시한다.

성공을 축원하는 뜻을 담아 지어준 이름과 호에 얽힌 이야기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서예는 딱딱한 필기구가 아닌 부드러운 붓에 먹물을 묻혀 쓰는 예술이기 때문에 붓을 누르는 힘과 먹물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붓 끝에 온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예술이다.

게다가 동서고금의 명언과 명문을 골라 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명상에 이르게 된다. 집중과 명상을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 안에는 무한한 평화가 깃들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예가 김병기 교수가 서예를 통해 분노와 원망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여러 사례와 함께 그럴 때 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서예는 부드러운 붓의 탄력을 이용해 종이위에서 춤판을 벌이는 예술이다. 필가묵무(筆歌墨舞), 붓의 노래 먹의 춤! 하얀 종이 위에서 붓이 춤을 추게 하는 예술이 서예다.

집중과 몰입으로 무아지경에 이르는 절대자유의 춤이다. 누구도 출 수 없는 나만의 붓 춤을 춘 흔적이 바로 서예이다.

이런 경지를 김병기 교수는 ‘오유(傲遊)’라고 하면서 오유란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뼈대 있게 노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이 외적 발산 위주의 생활이었다면 코로나를 맞으면서부터 우리는 내적 수렴과 수양을 생각하게 됐다.

 

이 시점에서 서예를 통해 내적 성찰을 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 조용하지만 강하게 내 안으로 파고드는 오유를 하면서 자유를 즐기고, 아름답고 뜻깊은 말을 써서 남을 향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축원을 할 수 있다면 서예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병기 교수가 '축원·평화·오유'라는 주제로 여는 이번 서예전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전시회다.

김병기 교수는 유년시절부터 부친 김형운 선생으로부터 한문과 서예를 배웠고, 강암 송성용 선생의 문하에서 서예가로 성장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서예학을 토대로 일제에 의한 광개토태왕비의 변조를 증명한 권위 있는 서예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창립 당시부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관여했고, 총감독을 맡아 현재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권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국제서예행사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제1회 원곡서예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5년 수년 동안에는 루마니아,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등을 순회하며 한국서예와 중국서예의 차이에 대한 특강과 함께 서예전을 개최하고 서예퍼포먼스를 함으로서 외국에 한국 서예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김병기 교수는 "정년퇴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김병기 교수는 강암 송성용 선생 제자로 국제적 서예 대가다.

195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엄친 영재 김형운 선생에게 한문과 서예를 배웠다.

1980년에 대만에 유학해 6년 동안 중국 시학과 서예학을 연구하는 한편 대만의 저명한 서예가들과 교유하며 서예에 대한 실기 능력과 감상 안목을 높였다.

1984년에 국립공주사범대학에 부임했으며 1988년에 '황정견(黃庭堅)의 시와 서예에 대한 연구'로 대만의 중국문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부터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강암 송성용 선생의 제자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예가이자 우리 서단이 주목하는 서예이론가이기도 하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한국 서예학회 회장, 한국중국문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중국, 일본, 미국, 이탈리아,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스페인 등에서 특강과 서예전을 개최하고 무대공연으로 서예를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2019년에는 북경대학 100주년 기념관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북경인가, 베이징인가' 외 21종의 저서가 있으며 60여 편의 논문과 200여 편의 서예평론을 세상에 내놨다. 그는 제1회 원곡서예학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서예란 어떤 예술인가>, <아직도 '한글전용'을 고집해야 하는가?>,<사라진 비문을 찾아서-고구려 광개토대왕비의 진실>, <한문 속 지혜 찾기 시리즈 4권 등 26종>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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