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내 앞으로만 흐른다.

 

[투데이안]사진작가 오정주(48)의 두번째 개인전이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주제는 <Memory series Ⅱ : 기억의 시간>이다.

오정주의 <Memory series Ⅱ : 기억의 시간>은 첫 개인전 <기억(記憶)의 기록(記錄)>에 이은 두 번째 기억 시리즈다.

2019년 6월, 아름다운 용담호의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첫 개인전 <기억(記憶)의 기록(記錄)>을 통해 옮겨진 사진 속 풍경은 기억이 가공해 낸 산물임을 알게 됐다.

기억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처럼 정제돼 저장되고 다시 분출되는 과정에 선택되고 망각이 더해져 허구의 실체를 만든다.

이번 두 번째 개인전 <기억의 시간>은 기억의 정확성과 보존성을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장기 기억을 동물 뇌 세포에서 처음 관측한 베이징대학교 연구팀은 장기기억 형성에 도움을 주는 ‘미토플래시’ 현상이 30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기억의 시간>은 장기기억 형성에 필요한 시간이 30분 이내임에 착안해 작가의 머릿속에 저장하듯 카메라에 그 30분 시간만큼의 장노출로 피사체를 담고 시간을 담았다.

<기억의 시간>은 오랜 시간 변함이 없는 바위와 파도 그리고 바다를 오브제로 했다.

어떤 거칠고 역동적인 상황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정제돼 잠잠해진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거친 파도를 이겨내는 바위를 장시간 노출로 촬영해 바다의 평온함을 표현했다.

또한 저장된 기억은 안정돼 고요하다는 사실을 나타내고자 장시간 노출을 이용해 침묵하듯 고요한 바다 풍경을 재현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이야기하듯,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현재가 위치하지 않는다.

현재는 지금도 흐르고 있는 시간에 존재하지만,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나/우리’만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존재/나’의 필요조건은 ‘사유/생각’이며, ‘사유/생각’은 기억의 필요조건이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내 앞으로만 시간은 흐른다. 이번 <기억의 시간>을 작업하면서 기억에서 정제돼 버려진 것은 ‘나’였으며 ‘시간’이었다. 

오정주 작가는 "이번 사진전은 정확한 기억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 30분이면 족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사진 프레임을 30분정도 장시간 노출을 통해 이미지를 담았다"며 "사진이미지를 담기위해 흑백 잉크젯 프린트 방식을 통해 이미지를 노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읍출신 오정주는 전주대를 중퇴하고 대한전기안전관리단 대표,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천지사우회 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프로필>

▶개인전 ▷2019 기억의 기록 ; 전주 사진공간“눈” ▷2019 기억의 기록 : 진안 용담댐 물문화관 ▷2020 기억의 시간 : 전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단체전 ▷2013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4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5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6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예술회관 ▷2016 사진배틀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7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8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8 천지사우회 초대전시회 : 전주 전주시청 ▷2018 사진배틀 정기전시회 : 전주 전주덕진공원 시민갤러리 ▷2019 천지사우회 정기전시회 : 전주 전북교육문화회관 ▷2019 사진배틀 정기전시회 : 광주 광주학생문화회관

▶수상 및 기금 ▷2017 춘향사진대전 특선 ▷이외 공모전 다수 입선 ▷2020 전북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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