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 26일 서울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6.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이세현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의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이 심의하는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시작됐다.

심의위는 26일 오전 10시30분께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15층 소회의실에서 현안위원회(현안위) 회의를 비공개로 열어 검찰과 삼성 측 주장 검토에 들어갔다. 일과시간 종료(오후 6시)까지 심의를 마치는 게 목표지만 경우에 따라 더 늦어질 수 있다.

검찰에선 주임검사인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32기)와 앞서 이 부회장 등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했던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45·35기) 등이 투입됐다.

이 부회장 측에선 검사장 출신 '특수통'인 김기동(56·21기)·이동열(54·22기) 변호사가 나선다. 김종중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64), 삼성물산 측 변호인도 참여했다.

현안위는 먼저 양창수 심의위원장(68·6기) 회피 안건을 논의한다. 양 위원장은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인 최지성 옛 미전실장(69)과의 친분관계로 회의에서 빠지기로 했다. 이날 오전 10시18분께 도착한 그는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할 말 없다"면서 청사로 들어갔다.

회피안건 처리 뒤엔 위원장 직무대행을 참석위원 15명 중 호선으로 정한다. 실제 논의엔 위원 14명이 참여한다.

의견서는 심의기일에 위원들에게 교부한다는 운영지침에 따라 검찰과 삼성 측은 현장에서 각 A4 50쪽 분량 의견서를 낸다. 운영지침상 의견서는 30쪽을 넘지 않도록 돼 있지만, 신청인이 3인인 이번 사건은 심의기일 이전 쪽수가 조정됐다.

의견서 검토 뒤 위원들은 양측 의견진술을 듣고, 질의와 토론·숙의를 거쳐 오후 늦게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양측 모두 프레젠테이션(PT)을 활용해 위원들 설득을 위한 '구두변론'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은 이 부회장이 삼성 합병·승계 의혹과 관련해 벌어진 불법행위를 이 부회장이 인지하고 개입했는지 여부로, 전·현직 특수통간 치열한 법리공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현안위는 의견일치를 목표하나 그렇지 않을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찬반 동수가 되면 기소여부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현안위는 심의의견 공개여부와 시기, 방법, 신청인에게 심의결과를 통지할지와 통지내용 등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중대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결과는 공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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