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창녕서 9세 여아를 학대한 계부와 친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22일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지난달 29일 찍힌 CCTV 영상 갈무리. © 뉴스1©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위기 아동 대책에 관해 "행정사무 다루듯 다루지 말고 전체 프로세스를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챙기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위기 아동 대책은 그동안 많이 마련했지만 문제는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고위험 아동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전국 읍면동 공무원들이 가정을 방문해 학대 발생 여부를 점검한 뒤 경찰신고 및 복지서비스 지원 계획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위기 아동을 다루는 프로세스에 계신 분들은 여러 행정 사무의 하나로 다루지 말고 자기 일처럼 다루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 대변인은 "실제로 이웃 등 신고로 위기 징후를 파악해도 해당 아동 가족이 이사를 갈 경우 해당 지역에 제대로 통보되지 않는 등 형식적으로 찾아보는 바람에 실제로 관리가 안 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아동학대 관련 합동 대책을 7월 중순까지 만들 계획"이라며 "한 아이라도 고통으로부터 구하고자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감안해 현장에서 촘촘하게 작동할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부디 창녕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학대 아동들이 조속히 상처를 치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아이를 만나 보듬어주는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청와대의 박경미 교육비서관과 김유임 여성가족비서관이 창녕 학대 피해 어린이를 만나고 온 소식도 전했다.

박 비서관과 김 비서관은 전날(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경남의 한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창녕 어린이를 만났다. 창녕 어린이는 또다른 학대 피해 어린이와 시설에 머물면서 병원에서 외상을 치료받고 있고 심리검사 치료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박 비서관과 김 비서관은 두 어린이에게 "대통령님께서 보듬어주라고 해서 아줌마들이 왔어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펭수 인형과 동화책 '빨간머리 앤', 덴탈마스크, 영영제를 선물했다. 두 어린이는 매우 기뻐했다고 전해진다.

두 비서관은 "창녕 어린이는 조금씩 마음과 몸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특히 창녕 어린이는 발견 당시 몸무게가 25kg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30kg 중반대까지 늘어났다.

강 대변인은 "아이는 면담 내내 시종 발랄했고 대통령께서 자신을 위해 두 비서관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쇠사슬에 메여 생긴 목의 상처, 뜨거운 프라이팬에 입은 손의 상처, 온몸의 피멍같은 외상은 아직 남아 있어 두 비서관이 안타까워 했다"며 "그런데도 창녕 어린이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인데 앞으로 샤넬같은 좋은 옷을 만들어 대통령 할아버지께 드리고 아줌마(비서관)들한테도 공짜로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두 어린이는 문 대통령 내외에게 각각 한통씩 편지도 썼다고 한다. 창녕 어린이는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차 조심하셔야 돼요"라는 내용을 남겼다고 한다.

두 비서관은 두 어린이에게 "아프게 해서 미안해. 잘 이겨나가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우리가 많이 도울게"라고 위로한 뒤 서울로 올라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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