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경북 포항장성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등교 수업이 연기 된 이후 올해 첫 번째로 실시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0.5.2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장지훈 기자 = 인천과 대구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등교수업을 둘러싸고 연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교 현장인력만으로는 학생 통제에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학교 관계자들은 고3 등교수업 3일째인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공통으로 학생 방역지도와 관련해 통제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우려한 대로 학생들이 학교에 있으면서 생활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아무리 지도하고 생활방역 문제를 제기해도 조금만 신경을 못 쓰면 학생들이 서로 반갑다고 껴안고 한다"면서 "교사가 안 볼 때는 마스크를 벗어버리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교를 다녀온 고3 학생들이 등교후기를 올리면서 학교 내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전한 글들도 적지 않았다. 한 고3 학생은 "벌써 학교 오자마자 힘들다고 마스크를 벗는 애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등교수업이 실시된 후 교사들은 학교수업뿐 아니라 학생 방역지도도 담당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수업준비에 방역지도까지 겹쳐지면서 지나치게 많은 업무부담이 교사에게 쏟아지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신 본부장은 "학교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방역 부분에서는 확신을 못 하겠다"면서 "선생님들이 받는 압박이 큰 만큼 교육당국에서 단위학교 방역과 관련해 더욱 촘촘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나 연기되며 80일 만에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방역 물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등교한 뒤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점도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로 꼽혔다. 불가피하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충남 천안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실습수업을 듣던 고3 학생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대학진학을 앞둔 고3 학생 같은 경우 대입을 놓고 공정성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고3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진 인천 지역 66개교 학생 같은 경우 지난 21일 경기도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집에서 치러야 했다.

시험방식에 차이가 생기자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대입준비에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평은 자기 위치를 전국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이어서 성적에 따로 반영되지도 않아 공정성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6월에 예정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모의평가는 고3 학생들에게 특히나 중요하다"면서 "그때도 마찬가지로 시험을 치지 못하는 학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랜B, 플랜C를 미리 마련해두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면서 "입시를 앞세워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등교시켰는데 입시 불공정성 문제라는 뜻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모씨(46·여)는 "가장 걱정이 되는 건 확진자가 나오는 것이다"면서 "학교에 문제가 터지면 아무래도 공무원 조직이다 보니까 책임져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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