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안] 전주한지로 만들어진 수묵화용, 서양화용 전용한지는 물론 다양한 사이즈, 더 나아가 한지 스케치북도 생산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한국전통문화전당주간 행사 ‘전통으로 통(通)하다’ 기획전시 중 하나인 ‘천년전주한지 미술을 입다’ 부대행사 ‘갤러리 토크쇼’에서 도출됐다.

이날 토크쇼에는 전당 사무국장을 비롯해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 전주한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전주한지장인, 그리고 2019해남국제수묵워크숍 참여 작가, 미술학과 출신 서양화가 등 한지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토크쇼는 탁영환 전당 사무국장 주재로 전주 한지의 쓰임과 활용성에 대해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꾸며졌다.

기획전은 전주장인이 직접 제작한 한지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전시됐다.

이후 작가들은 한지의 물성과 번짐, 발색, 채색, 드로잉 등 한지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논의하고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작가들은 이날 토크쇼를 통해 한지 장인들에 다양한 사항들을 요청했고, 한지장인과 한지산업지원센터는 이를 적극 수용, 이후 한지 연구개발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먼저, 수묵작가들은 다양한 사이즈, 저렴한 비용의 연습용·작품용 한지의 판매는 물론, 부가가치 창출과 고급화 전략 차원에서 한지로 제작된 스케치북 제작 필요성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살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이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도 피력했다.

아울러 채색을 올리는 것에 조금 활용성이 떨어지는 반면, 과슈나 목탄 연필, 펜 드로잉이 용이한 한지의 장점을 십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양화 작가들은 유화물감이 달라붙고, 한지의 원색인 베이지색으로 채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역시 다양한 한지 제조의 규격화의 접근을 강조했다.

2차 가공부분과 관련, 디자인 부분을 추가, 서양화 작가들이 사용하기 편한 전주한지 제작이 필요하다며 아교포수(흰 종이에 아교를 끓인 물을 바름) 방법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작가들은 전통적인 상징성을 가진 가치를 볼 때 한지만이 가진 매력이 충분한 만큼, 작가가 다양한 기교와 기법을 개발할 경우 한지의 활용 가능성은 높다고 공통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작가들의 의견에 대해 4명의 한지장인은 각각의 역할의 분담하며 연구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오남용 대성한지 대표는 유화물감의 발색성이 좋은 한지 제작을 위해 다른 코팅 방법 개발이나 도침 조절을 통해 발색성이 뛰어난 한지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재 천양피앤비(주) 대표는 "전주한지의 장점을 살린 수묵화, 서양화용 적용이 가능한 한지를 현재 제작 중에 있다며 장인·작가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김인수 용인한지 대표는 "100% 국내산 닥섬유로 수묵화용, 서양화용지 제작 시 단가 조정이 필요하다며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연습용 한지도 제작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일 성일한지 대표는 "수묵화용지는 물론 서양화 용지의 물성 규격화도 현재 진행 중이라며 서양화용에서 나타나는 한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비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한 판매망 시스템 구축, 연구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이런 전문가 연계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묵화용, 서양화용 전용한지가 개발될 경우에 대비해 구체적 네이밍(Naming) 필요성도 제기됐다.

갤러리 토크를 기획한 탁영환 사무국장은 “한지 연구기관과 한지장인, 한지를 수요로 한 주요 수묵작가, 서양화가들이 모여 한지의 쓰임과 그 활용성에 대해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논의 구조를 통해 한지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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