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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희호 여사 빈소 첫날…1천여명 조문 "민주주의 뜻 잇겠다"
투데이안  |  bhaum2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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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0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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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이른 시간부터 빈소 찾아와 유족 지원 
여야 막론 추모 행렬…"DJ 정치적 동지" 한 목소리
장례위측 오후 5시30분 기준 1천여 명 조문 추정 
화환 150여개, 근조기 70여개…한 때 자리도 부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조문이 시작된 11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각계각층의 추모 발걸음이 잇따랐다.

조문객들은 이 여사를 DJ의 반려자를 넘어 정치적 동지이자 여성운동가, 시대의 선각자 등으로 송찬했다.

 '동교동계 막내'로 통하는 민주당 설훈 의원과 DJ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 박양수·김희철·김방림 전 의원 등 동교동 인사들과 DJ의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평화당 의원 등은 이른 아침부터 빈소를 지키며 유족들의 장례식을 지원했다.

장례위원회는 오전 11시 이 여사의 유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제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하늘나라에 가서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상금을 각각 DJ 기념관과 기념사업 기금으로 써달라고 전했다. 

당초 이날 공식 조문은 오후 2시부터였지만 쏟아진 발걸음에 이 여사의 영정이 도착하고 제단 등 빈소가 설치된 뒤 오전 11시30분부터 조문을 시작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전 10시41분께 도착해 유족들에 이어 조문했다.

   
 

조문을 마친 문 의장은 눈물을 글썽이며 "슬프고 가슴 아프다. 10년 전에 김 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이 여사가 '이 아프고 견디기 힘든 인생을 참으로 잘 참고 견뎌준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제 남은 우리들은 두 분이 원했던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 등을 완성시켜야 한다. 최선을 다 할 각오"라고 말했다.

여야 5당 대표들도 이른 시간부터 조문을 이어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라며 "노동 운동도 많이 하셨지만 정치적인 운동도 많이 하셨다. 그동안 훌륭하게 잘 살아오신 것을 본받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오전 11시44분께 한국당 의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뒤 "평생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헌신한 이 여사님의 소천에 대해서 저와 한국당은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동안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서 남기셨던 유지(遺旨)를 저희들이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느낌"이라며 "DJ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민주주의와 평화의 큰 획을 그으신 분이고, 여성과 약자의 인권을 신장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일관되게 걸어온 옆에는 정치적 동지이자 내조자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 이희호 여사가 있었다"며 "이희호 여사께서 하늘나라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영면하기를 빈다"고 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수난과 격동의 시대를 온 몸으로 끌어안고 한 평생을 살아온 분이 우리 곁을 떠나 너무나 마음이 애통하다"며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걸어온 발자취를 깊이 새기고 그 뜻이 꼭 이뤄지도록 저희 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으로 인해 직접 참석하지 못하자, 김홍걸 위원장과 통화하며 "문병도 못 가고 마음이 무겁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다. 조금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 보다"라며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면하시고, 계신 분들이 정성을 다해 모셔 달라"고 적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장례위 측의 동의하에 장례위 공동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실제로도 어머니처럼 따뜻한 분이면서도 내면은 쇠처럼 강인한 분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도 워낙 강인했고 수많은 고난을 흔들림 없이 이겨냈는데 여사님의 강인함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기렸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문 대통령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당초 알려졌던 오후 2시가 지나자 정·관계 인사 뿐 아니라 외국인, 기업인, 가수 하춘화 등 사회 각 층 인사들이 참석이 이어졌다. 단체 조문객들이 많았고 빈소 내부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장례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방명록에 명부 작성한 조문객만 600명을 넘었다. 작성하지 않은 사람까지 더하면 약 1000명 정도 될 것 같다는 게 장례위 측의 설명이다. 이 여사의 생전 인망(人望)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오전부터 빈소에 설치된 화환은 150여개, 근조기는 70여개에 이를 정도다.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소장과 법륜 스님, 문성근 배우 겸 전 민주통합당 대표,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 김희중 대주교 등을 비롯해 이 여사가 다니던 교회 관계자들이나 대학생들, 등산복 차림의 중년 남성까지 다양했다. 오후 한 때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도 조문을 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후 7시가 넘어서도 조문객들의 행렬은 계속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에서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큰 역할을 했다"며 "평소에 그리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곁에 가셔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라며 애도했다. 

이후 장관들이 줄줄이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김현미 국토교통부·김연철 통일부·유은혜 교육부장관이 방문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다녀갔다. 

김연철 장관은 "오늘 오전에 장례위원회 요청에 따라 (북측에) 부고를 전달했다"며 "(북측의 조문에 대해) 지금 상황에선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저희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오후 9시가 다되어 도착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이희호 여사님이 제게 가라고 했는데, 저는 현역 정치인이어서 방북 허가가 안나왔다. (그래서 이 여사만) 다녀오셨다"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대한민국 사람을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만난 것이 이 여사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이 여사님이 서거하셔서 제가 한국의 미덕은 관혼상제에 오고가며 답례를 하는 것이라며 (북측에 조문을) 요구했다"라며 "아침에 일단 개성 연락사무소를 통해 부고는 전달했다. (북측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오후 10시께 빈소를 찾는 조문객 발길이 뜸해졌다. 11시까지 조문객을 받기로 한 만큼, 이후에는 조화 등 주변을 정리하며 마무리 지었다. 

이 여사는 지난 10일 오후 11시37분께 향년 97세의 일기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유족, 관련 단체들과의 논의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이란 명칭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장은 장성 전 국무총리 서리와 권노갑 평화당 상임고문, 이낙연 총리가 맡게 됐다. 장례 집행위원장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가, 장례위 고문은 여야 5당 대표가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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