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임기…창립 50주년, ‘역량 갖춘 은행’ 변곡점 인식

- 지방은행 최초 캄보디아 진출로 동남아 시장 진출 자신감

- 질적 성장, 경쟁력 확보 위한 수익원 다각화에 주력할 듯

-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실질적 도움될 수 있는 방법 찾아

- ‘따뜻한 금융’ 통해 금융 취약계층·지역경제와 상생 자부

▲ 임용택 전북은행장은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 진출 성공으로 동남아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보고 추가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전북은행 제공

임용택 전북은행장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1월 14일 JB금융지주 자회사CEO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단독 추천돼 그달 17일 은행장연임이 확정된 임용택 전북은행장이 3월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임 행장은 2014년부터 전북은행을 이끌어 오고 있다. 임 행장은 연임이 확정되자 “고객 확대에 주력하고 차별화된 전략상품을 중심으로 자산 성장과 내실 균형을 위해 노력하며, 50주년을 넘어 100년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어려워도 도내 현재 점포수준을 유지하고 보탬이 되는 ‘스킨십’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해외시장 추가 진출도 언급했다. 임 행장의 청사진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2일 비전을 들어 봤다.

-우선 연임에 따른 감회를 물었다.

임용택 행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전북은행은 아직 더 변화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스탠스를 잘 찾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역할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 그는 최근 급격히 변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를 중요한 이슈로 생각했다.

-전북 지역은 50년 된 기업이 많지 않다. ‘전북은행 50주년’에 대한 소감도 듣고 싶었다.

임 행장은 “올해 전북은행은 5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자, 하나의 변곡점이 되는 해다. 그래서 ‘고마워요 50년, 함께해요 100년’이라는 슬로건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 중이다. 지역민과 고객의 성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올렸고, 해외진출도 활발히 했는데 특히 캄보디아 진출은 하나의 성공 사례로 인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행장은 “지역과 함께하는 100년 기업을 위해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된 임기에도 임직원 모두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했다. 산토끼 사냥을 잘 한 때문일 것이다. 집토끼로 대변되는 전북의 경기 상황은 녹록지 않은데, 지역주민과 중소기업 등 영업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임 행장은 “전라북도의 경제 상황은 성장성 정체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구조적 한계는 물론, 현대 중공업과 GM공장 폐쇄 등 제조업의 위축,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리스크 요인 증가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충분한 것이다. 임 행장은 이에 따라 영업활성화를 통해서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자산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도 지역상공인과 중서민들을 위한 금융 지원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방은행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제고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설명한 것이다.

임 행장은 특히 도내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활발히 펼쳐 나갈 계획으로, 이를 위해 고객 데이터베이스 분석 능력 강화와 전략 신용대출의 건전성 제고를 통해서 수익을 확보하고 내실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역 사회에서 전북은행에 바라는 다양한 요구들이 있다. 전북은행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하나. 은행의 지역 포지셔닝을 물은 것이다.

임 행장은 이에 대해 스킨십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탬이 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북은행은 과거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고 JB금융지주의 모태가 돼 이제는 자산 17조원의 견실한 은행으로 성장했다. 지금의 이러한 성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북은행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봐 주시고 성원해 주신 도민 여러분과 고객의 깊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고객이 없으면 은행은 존재할 수 없다. 그 필연적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북은행은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적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은행 본연의 업무 외에도 지역 사회와의 스킨십도 확대하고 있다.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은행 수익에 상관없이 사회공헌 지출 비율을 매년 늘려가고 있어서, 실질적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들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뜻한 금융 클리닉’등 포용적 금융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여전히 시중에서는 ‘문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을 꺼내 봤다.

이에 대해 임 행장은 “일단 중서민들은 은행에 대출 받으러 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돈이 필요한 경우, 접촉이 쉬운 대부업이나 제2금융권을 찾게 되는데, 이곳의 금리는 평균 24%에 달한다. 이처럼 중서민들이 고금리에 고통 받고 있지만 실상 시중은행들은 자산관리(WM)에 주력하는 부분이 크다. 그러나 전북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부채관리(Debt Management)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중·저 신용자에게 신용등급 상향을 통한 금융 사다리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부채 경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행장은 도내 금융 소외 계층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호소인 것이다.

이어서 그는 “전주에 따뜻한 금융클리닉 센터를 따로 오픈해 이곳에서 심도 있게 상담을 하고 개개인에 맞는 대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따뜻한 금융클리닉 센터를 찾은 고객 가운데 40% 정도는 신용등급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신용등급 같은 단편적 정보가 아닌 고객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상생하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북은행.

-임용택 행장은 지난 2014년 11월 전북은행장을 맡았다. 수도권 지점 개설과 해외 진출, 중금리 대출시장 공략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취임 후 그동안 은행에 불어 넣은 새바람을 정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경기침체, 그리고 금융환경은 급변했지만 전략적 경영과 위기관리를 통해서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실적을 일궈냈다고 임 행장은 자랑했다. 임 행장은 특히 ‘누구에게나 따뜻한 금융’을 모토로 도내 금융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금융지원을 통해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행장은 또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 수익원 확보라는 잠재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서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는데, 지난 2016년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은 연평균 30%이상의 성장을 바탕으로 1천만 달러 이상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행장은 연임이 확정된 순간 ‘100년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새 임기 중에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궁금했다.

임 행장은 지역적 한계 극복과 미래를 위한 준비를 강조했다. 그는 “100년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거시적 관점에서 당장의 성과가 없더라도 미래를 위한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특화영업 등으로 우리만의 전략을 펼칠 것이다”고 말했다.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은행만의 특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시중 은행이 하지 않는 것, 도입하기 힘든 분야를 특화한 것이란 것이다.

임 행장은 “예를 들어 전북은행은 전북만의 특화 영업, 즉 외국인 대출이나 오토론, 저신용 대출 등은 미래성이 있고 전북은행만의 핵심 가치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또 캄보디아 성공사례를 들어 ”해외시장으로도 꾸준히 눈을 돌려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을 통해서 향후 100년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진출을 포함해서 영업망 확충은 어디까지 할 것인지도 물었다.

임 행장은 이에 대해 지역경기 침체, 저금리 장기화, 디지털 뱅킹이 확산되자 지방은행들이 성장 돌파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에 점포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 행장은 그러나 “지방은행이 수도권에서 시중은행과 같은 영업 방식으로 경쟁할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특화된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단 수도권 점포를 포용적 금융의 소매 특화 및 외국인전용 대출 특화 등 특화 점포 전략을 추진 중이고 자생력 확보와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전략적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

신도시 지역 인구 유입 상황을 파악해 점포 전략을 검토함으로써 지방은행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임 행장은 무엇보다 주 영업 기반은 전북이란 점을 강조했다. 타 지역 진출도 중요하지만 도내 고객들이 소외받지 않고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 보장과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도내 점포 수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언급된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PPCBank) 인수는 지방은행 최초의 일이다. 성장세도 놀랍다. 그 비결을 물었다.

임 행장은 해외시장 진출은 국내 영업환경을 박차고 나간 결과로 진단했다. 그는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 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2016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을 인수했고 인수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연평균 30%씩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7억8천만 달러, 당기순이익 1억37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임 행장은 “이는 국내 금융권에서도 글로벌 전략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꼽은 캄보디아 투자진출 성공사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캄보디아 사례를 통해 동남아 금융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특히 동남아 시장 추가 진출을 언급한 것이다.

-두 개의 인터넷 은행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제3인터넷 은행 탄생도 예고 돼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북은행의 중장기적 비전은 무엇일까.

임 행장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디지털화)을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이고 전북은행도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통해서 차별화된 소매금융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란 점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는 영업점에서 종이서류 없이 전자서식으로 업무를 보는 PPR(Paperless Process Re-engineering)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은행창구의 디지털화로 업무 효율성과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또 “올해는 모바일 웹 재구축 및 스마트, 인터넷 뱅킹 고도화를 통한 이른바 ‘모바일 브랜치’ 활성화로 고객 확보 및 다각화된 소매금융을 추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스크 관리는 단순히 리스크의 감소뿐만 아니라 기대수익을 증가시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모니터링을 통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위험분석 및 필터링을 통한 자산의 질적 개선, 전문 인력 양성 및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등 전행적 리스크 관리 문화를 확립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 행장은 ‘강한 은행’을 언급했다. 그는 “창립 50주년이 되는 올해는 전북은행이 망하지 않는 그저 그런 작은 지방은행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특화된 영업 전략과 역량을 갖춘 은행으로 우뚝 설 것인가의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질적 성장, 그리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익원 다각화, 지역사회와 동반자적 상생경영 등으로 전북은행을 강한 은행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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