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봉 여태명 교수

3·1운동 100주년과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1주 년 기념 평화와 번영 여태명 전이 오는 20일부터 30일까지 이화아트 갤러리(서울 중구 정동길 26. 전화 02-2138-0104)에서 열린다.

서예, 서화, 도자기등 60여점이 전시되는 이번 전시회 개막식은 25일 오후 5시다. 

효봉 여태명교수는 평생 한글 민체를 연구해 역사적인 배경과 흐름을 최초로 정리한 독보적인 학자이며 예술가다.

혹자들은 그를 서예가로만 알고 있지만 실은 먹과 붓으로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화롭게 세상을 그려내는 완성의 경지에 들어선 서화가이다.

그런 그가 4.27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해 민족의 염원을 담아 평화를 주제로 만들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예와 서화, 도자기등 근간에 제작한 작품이 주를 이루고 오랜만에 대형 작품들이 도열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특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5미터 길이의 기미독립선언서는 광개토대왕비의 한자 서체와,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의 한글체를 조화롭게 혼용한 작품으로 작가의 독창적인 서체의 진수를 보여준다.

우리 한글의 구성 바탕이 天(하늘). 地(땅). 人(사람)의 세가지 요소임을 이미 간파한 여태명 교수의 거침없는 상상력과 창작 정신은 천지인 시리즈에서 나타난다.

작가의 키 만큼이나 큰 붓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서슬 푸르게 표현한 천지인 시리즈는 거대한 에너지를 울컥 울컥 분출하는 용암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평화를 주제로 한 여러 대작들은 물론 1932년 경북 상주에서 간행된 동학정신을 상징하는 궁을십승가를 자신만의 민체로 바꾸어 제작한 작품은 금번 전시의 의미를 더욱 깊게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의 특징은 관이나 유력언론의 후원을 마다하고, 작가가 직접 평화를 위한 예술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한·중·일 민간 예술단체와 작은 기업들로만 도움을 받아 전시를 준비했다.

민중이 항상 역사를 이끌어 왔듯 남북 평화에 대한 실천이 국가간의 이해와 이념정치의 질곡에서 헤메고 있는 요즈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화와 번영 포스터

김영배 전시기획자는 "2018년 4월 27일 온 국민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화해와 평화의 약속으로 기념 식수를 하고 표지석의 휘장을 내리던 순간이 기억난다"며 "모나지 않은 아담한 작은 바위에 새겨진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정겨운 한글 민체의 글씨를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셨던 감동과 감격의 순간이 벌써 한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방한 작품세계와 우리민족 정서를 바탕으로 그림과 글씨를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재해석하고 본인이 평생 연구한 '민체'의 아름다움과 서화의 어우러짐을 감상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3.1절 100주년이기도 해 우리민족의 갈망인 평화와 통일 그리고 민족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도 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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