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와 단과대학 자치와 자율 기반으로 책임 행정

-지역대학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대기업 공동참여 하게 할 것

-교양학부대학 만들어 학문계열간 교차교육 강화

-미래 대비 위해 연구경쟁력 높이고 연구 지원 서비스 강화

19일 공식 취임한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단임제 총장 선출 규정을 만들고 예산과 권한을 위임하는 등 총장이 임기 동안 학교 발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대 제공.

전북대학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제18대 김동원 총장이 19일 공식 취임했다. 김 총장은 단과대학장을 구성원들이 선출하고 총장은 추인하도록 하는 분권을 강조하고 있다. 총장이 4년 간 대학 운영에 전념하도록 단임제로 총장 선출 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예산과 권한도 교수회에 위임하겠다고 한다. 분권과 공감, 융합을 대학 운영의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 효과적인 분권을 위해 학칙이나 규정을 제·개정해 권한을 분산시키고, 경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하는 대학운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교수회, 단과대학 등 각 기관이 자치와 자율을 기반으로 책임 행정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 조직은 대규모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닮아 있다"고 말하는 신임 총장이 어떤 화음을 만들고 명지휘자 반열에 오를지 주목된다. 김 총장의 비전을 들어 봤다.

1. 전북대 제 18대 총장에 취임했다. 소감을 말씀해 달라.

지난 총장임용후보자 선출 과정은 70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하고, 8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면서 전체 구성원들의 참여가 보장된 민주적 선거였기 때문에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원해주신 분들의 뜻을 귀하게 실천하고, 비판의 목소리도 헤아려 약속한 공약 실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기본과 초심을 잃지 않도록 겸허한 자세로 묵묵히 할 일을 해나가겠다.

2. 부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 처장․부처장급 인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의 원칙은 무엇이었나.

각 분야에 대한 능력과 대학조직의 화합을 우선했다. 기획이나 산학 분야는 혁신과 쇄신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확신컨대 이번 보직을 맡으신 교수님들은 자신을 희생해 대학발전을 확실하게 이끌어주실 분들이다. 분권을 강조한 만큼 본부에서도 각 보직 교수님들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클 것이다.

3. 조직개편에는 어떤 의지를 담았나.

분권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본부 조직을 축소하고, 시대 흐름과 구성원 요구에 맞춰 일부 조직을 폐지, 변경, 신설했다. 우선 본부 조직은 기존의 소통복지본부와 한스타일캠퍼스조성본부를 폐지하고 옛 큰사람교육개발원을 혁신교육개발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부속시설로 변경했다. 특히 연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부총장을 신설했고 대학원 기능 강화를 위해 대학원교학부도 새로 만들었다. 기존 교육부총장과 대외협력부총장에 연구부총장이 신설돼 세 분의 부총장님을 모시게 된다. 정보화시스템 개선을 위해 스마트정보화추진단과 대학혁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혁신지원사업추진단도 신설한다.

4. 대학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했는데.

오늘날 대학은 지역과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현 시대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해 내는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학 조직은 대규모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닮아 있다. 다양하고 개성이 강한 교수와 교직원, 학생 단원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다. 따라서 총장은 단원을 배려하고 창의적인 영감을 불어넣을 대형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가 돼야한다. ‘신념과 책임 윤리’를 항상 기억하는 명지휘자 총장이 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5. 전북대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담겼나?

‘알찬 대학, 따뜻한 동행’이다. ‘알찬 대학’에는 우수 학생 유치와 교육, 연구 경쟁력 강화 등 대학 운영 전반의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하고 개선해 내실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따뜻한 동행’은 분권과 공감, 융합 교육으로 대학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과도 함께 동행하며 미래 100년을 향한 초석을 놓겠다.

6. 특히 분권형 대학운영은 행정단위에서 나올 법한 형태로 보이는데.

과도한 중앙 집중형 행정 체계를 과감히 벗어나 자율형 행정 체계를 구축해 행정 시스템을 효율화한다는 것이 분권형 대학운영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학칙이나 규정의 제(개)정을 통해 권한을 단과대학이나 학과 중심으로 예산과 권한을 대폭 이전하고,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하는 대학 운영 체제를 구축할 생각이다. 단과대학 자율성 강화를 위해 학장 선출 방식도 단대 구성원이 민주적인 직선제 방식으로 선출하고, 총장이 추인하는 형태로 바꾸겠다. 분권이 되면 민주주의 원리가 자연스레 학내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스며들어 대학 전체를 민주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7. 분권과 함께 선거과정에서 단임제를 약속했다.

우린 지난 4년 간 총장이 오로지 재선 출마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폐단을 지켜봐야 했다. 임기 후반에는 각종 선심성 정책과 예산배정이 쏟아져 나오고, 특히 승진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일부 교수들에게 가불식으로 승진을 허용하는 전례 없는 편법 승진규정도 개정됐다. 이 모두가 재선을 염두해 든 선심성 행정에 기인한 것이다. 국립대에서 총장 연임제가 지속되는 경우 이러한 폐단은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총장 연임제를 폐지하고, 4년 간 대학 운영에만 전념하도록 단임제로 총장 선출규정을 개정하겠다.

8. 현재 전북대의 상황은 어떤가.

매우 큰 위기다. 학령인구 급감이 몰고 온 대학 구조개혁, 계속되는 재정 악화 등에 의해서다. 정부는 2013년 이후 실시한 대학구조개혁과 대학특성화사업을 통해 약 5만6천 명의 대학 입학정원을 줄였다. 이러한 정원 감축은 대부분 지역 대학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위기감이 더하다. 이는 결국 지역 대학들에게 재정적 부담뿐만 아니라, 우수학생들을 수도권으로 내보내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줬다. 이대로 가면 오래지 않아 지역 중소대학뿐만 아니라 거점대학까지도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이 돼 가고 있다.

9.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한 방안이 있다면.

아시아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의 활성화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대학 교육연합체’(가칭)을 구성해 학생과 교수들의 정기적인 상호 교류를 크게 늘려야 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부분적인 학생 교류로는 앞으로의 수요를 맞출 수 없다. 때문에 20세기 후반부터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기고 있고, 이에 발맞춰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의 진출과 협력을 더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신남방정책’을 선언한 것과 정치권에서 지역균형발전의 주요 수단으로 거점국립대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분명한 호재다. 지역거점대학에 우수한 외국인 학생과 교수가 몰려오면, 우수한 국내 학생들의 지역대학 입학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10. 실제로 가능한가?

그렇다. 이미 5~6년 전부터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 대학들과 국제학생 설계캠프를 매년 2회씩 진행하면서 깊은 교류를 쌓았다. 아시아 우수한 학생 및 교수들과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고양시키며 많은 학생들의 성공사례를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그간 쌓아왔던 것들을 잘 풀어내면 될 것 같다.

또한 최근 한류의 열풍으로 한국어 능력이 5급 이상인 아시아 지역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아울러 우리의 수많은 학생을 유학생의 모교 대학으로 보내 학문적,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활발한 학생교류와 국제적인 연합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국제공동연구 등의 확대는 지역대학의 위상을 단숨에 국제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 지역 거점대학이 살아나면 주변의 중소 대학에도 연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른바,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립대학과 커뮤니티 칼리지와 같은 교육 연계 체계도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 

 

11. 우수학생 유치도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아시아 대학 교육연합체’라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의 대학을 선택해야하는 것이 선행 과제다.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을 외면하고 수도권으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의 물꼬를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해답을 ‘HS(Honor Student) 시스템 구축’에서 찾을 수 있겠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입학에서부터 학부, 대학원, 취업이라는 일련의 체계를 총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우수 학생을 유치해 융·복합이 살아 있는 교양교육과 내실 있는 전공교육을 시키고, 이들을 대학원에 진학시키거나 우수한 기업에 취업시킨다면 지역은 물론 국가 발전까지 견인할 수 있는 밑바탕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한다.

12.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총장만의 특별한 방안은 무엇인가.

지역대학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대기업이 파트너로 공동 참여하는 것이다. 즉,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처럼 삼성, 엘지, 기아, SK 등 대기업이 지역에 연고를 두고, 지역대학의 교육에도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가 지역 대학의 부지 안에 자동차융합교육관(가칭)을 설치하고,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센터, 차세대 에너지 등과 관련한 학부특화 교육과정, 실무 석· 박사과정 등을 개설하면 지역의 우수한 인재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재능있는 인재들이 몰려들 것이다. 지역의 WC기업 혹은 강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참여 기업은 기업의 유보금을 전문 인력양성과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기꺼이 기부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와 지방 정부의 세제지원과 재정지원 사업을 통한 교육, 연구 프로그램의 지원은 당연히 뒤따라야한다.

13. 교육 분야에서는 교양교육 체계의 내실화를 강조했는데 계획을 들려 달라.

바야흐로 융·복합이 대세다. 여러 분야에서 융·복합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교양교육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해당 분야의 사고로만 교양이 설강되다보니 백화점식 나열에다가 한 분야에만 치우치면서 다양성을 갖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에게 밑바탕이 돼야 할 교양교육이 부실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양교육 내실화를 이루기 위해서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양학부대학’을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의 큰사람교육개발원이 개편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양교육의 모든 커리큘럼을 컨트롤해 이공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을 넘나드는 학문계열 간 교차 교양 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을 다지겠다. 현 세대에 맞는 교양교육을 재편하고, 학생 중심의 교육법, 고전읽기 인증제 등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14. ‘고전읽기 인증제’는 무엇인가?

1890년 석유 재벌에 의해 설립된 그저 그랬던 미국 시카고 대학은 1929년 제5대 총장인 로버터 허킨스가 학생들에게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게 하는 ‘시카고 플랜’을 도입했다. 읽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처음엔 반발했던 학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하고 토론을 했으며, 열등감을 버리고 자신감을 찾았다. 현재 시카고 대학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8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명문 중의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대학 역시 이같은 ‘시카고 플랜’을 도입하려한다. 인문사회계열은 50권 이상, 이공계열은 25권 이상의 고전을 읽고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학생들에게 생소한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반이 탄탄해야 바로 설 수 있다.

15. 첫 선거에 참여한 학생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교육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텐데, 학생들에 대한 지원책은 뭔가.

학생 지원은 글로컬 인재양성을 위한 출발이다. 국립대 최상위권의 학습 환경을 구축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 우선 학사제도는 학생 중심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수강신청 등에서 스마트 학사행정을 도입하고, 교육과정에서 학생과 산업체의 의견까지 폭넓게 반영할 생각이다. 교내 위원회에 학생 대표 참여도 확대한다. 또한 첨단 강의실과 화장실 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스포츠 콤플렉스 및 운동시설, 학생회실 및 동아리방 등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그간 저조했던 취업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원도 강화하겠다. 맞춤형 역량 강화 교육트랙을 도입하고 영어강의를 위한 원어민 강사를 확대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미래 직업진로지도와 취업기업 매칭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활발한 해외 교환학생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해외 파견과 봉사활동 기회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국제교류부 기능과 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16. 연구 경쟁력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총장만의 방안이 있을 것이다.

대학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기둥인 연구 분야에서는 미래사회를 대비한 연구경쟁력 제고와 연구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을 발전목표로 삼았다.

우선 연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연구 환경 개선과 교내 연구비 확대 및 연구과제 기획·수주 등을 지원하고, 인문사회와 문화, 예술 분야 특화연구비 지원도 이뤄진다. 또한 특훈교수, CBNU 펠로우 제도도 운영된다. 무엇보다 우수 연구 교수 유치를 위한 제도를 신설하고 스타 교수 유치 지원금도 구체적으로 마련된다.

신임교수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마음껏 연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도 확대된다. 신임교수에 대한 연구 정착금 지원 확대와 대학원생 지원, 강의 부담 경감, 복지 강화 등이 모색된다.

연구비 관리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연구자 중심의 행정, 연구비 시스템이 도입되고, 단대와 학부 및 대형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산학협력단 분원도 설치할 계획이다.

17. 연구비를 많이 수주하는 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연구비를 원활하게 수주하기 위해서는 제반 인프라가 잘 구축돼 원활한 행정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연구비 신청이나 과제 지원 등에 있어 그간 연구자들의 잡무가 많았다. 연구자들이 직접 연구지원과 등 관련 부서를 찾아 행정적인 문제까지 처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러한 점들도 분권의 관점에서 해소할 생각이다. 산학협력단의 행정 전문 직원들을 일부 단과대학이나 학과에 배치해 연구비 행정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18. 산학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산학협력 분야의 특별 방안이 있는지.

산학협력 분야는 제도개선과 지역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한 선진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대형과제 기획과 유치를 위한 상설 TF팀을 운영해 간접비 마일리지 개선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산학협력을 통한 대학과 지역의 상생을 위해 대학과 지자체, 기업 간 협력모델을 도출하고, 지역혁신실의 기능을 확대·강화 해 지역협력에도 노력하겠다. 특히 전북의 미래가 될 새만금에 교육과 기업지원, 융·복합 연구를 위한 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산학협력 교육과 연구 활성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학 연구공간과 시설, 인력 등이 배치되는 산학융합관을 설립하겠다. 현장 맞춤형 실무교육 트랙도 개발·운용된다.

이 밖에도 대학 보유기술의 가치평가와 정보를 제공하고,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창업사관학교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지주회사로 산학협력재단을 설립해 기술사업화와 창업보육을 지원할 생각이다.

19. 알찬 복지를 주창하셨다. 구체적 실행 방안이 있나?

좋은 환경에서 좋은 연구가 나오고, 훌륭한 행정적 지원도 파생되는 것이다. 그간 우리대학은 거점국립대 중 중하위권의 복지 수준에 그치고, 휴양·문화시설도 매우 열악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복지 마스터플랜 역시 세워지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웰니스 캠퍼스를 구현하려 한다.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을 조기에 확보하고, 건지메디컬센터(보건소)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스트레스 프리 전문 가운슬러 제도도 운영하겠다.

특히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수당 확대나 동호회 지원, 출산 및 육아 장려를 위한 유연 근무제도 도입하려 한다. 수요자 친화형 식당이나 카페테리아를 개설하고, 휴양 및 문화시설 공간도 확충할 계획이다. 국립대 간의 연계망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도 전국 단위로 도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20. 약학대학 신설 발표가 목전에 다가왔다. 어떤 전망을 하나.

전임 총장과 집행부가 노력해주신 덕분에 우리대학 30년 꿈인 약학대학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다.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약학대학 유치가 되면 연구 분야 경쟁력 향상에 일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 우리대학은 세계적인 연구소를 비롯해 의학과 치의학, 수의학, 자연과학, 농생명, 고분자·나노, 화학공학 등 신약개발을 위한 학제 간 협력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연구 능력이 탁월한 교수진뿐 아니라 8개 임상 실험 관련 연구센터도 탄탄히 구축돼 있어 약대가 유치된다면 우수 학문 분야의 가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천연 농산물 기반형 신약개발 분야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 이번 선거과정에서 갈등이 많았다. 갈등 해소도 중요한 숙제인 것 같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와 갈등으로 많은 상처도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의 문제를 해소할 때 비소로 전북대가 건강하게 새로운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용과 공감으로 그간 불거진 문제들을 봉합해 나가겠다. 앞으로 전북대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전북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2. 줄 세우기식 대학평가에 대한 비판도 하신 바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촛불혁명 이후 많은 적폐가 청산되고 있으나, 대학가는 아직도 평가의 수렁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학평가 기관은 물론이고 교육부의 대학평가 역시 줄 세우기식 평가에 그쳐왔다. 대부분 평가지표는 평가 대상을 부분적이거나 왜곡해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학의 자치능력을 제한하고, 체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평가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교육이 살아나고 대학이 산다.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한 설문에 응답한 교수의 75% 이상이 평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주목해야 한다. 4년 동안 세계 7개 도시를 이동하며, 온라인 수업과 실험적 교육을 실시하는 미네르바 대학을 보라. 이 대학을 기존의 방식으로 평가하고 단정할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빠른 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고 한다. 당연히 크기보다는 속도가 중요한 시대이다. 그러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 즉 비전과 전략이다. 대학 내·외부의 평가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해야 하고, 교육과 연구를 중심으로 진단과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아울러 대학 지원의 기본 전략은 자치와 자율을 지향해야 한다.

23. 포부나 소망도 있을 것이다.

전북대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전북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하고, 질적인 성장과 권한의 분권을 통해 다양성이 살아 있는 전북대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획기적인 변혁보다는 점증적인 변화를 지향하고, 외형에 집중하기보다 내실에 충실하겠다. 알찬 대학, 따뜻한 동행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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