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태인면 매계교회 광장서 제막식

-1900년 전라도 최초 목사인 최중진 목사 세워

정읍지방 최초의 교회인 태인 매계교회가 설립 120주년을 맞았다. 매계교회는 지난 2일 기념비를 제막하고 교인들과 함께 이를 기념했다.

매계교회는 일제시대와 6‧25 한국전쟁을 겪은 수난의 교회사를 안고 있는 사료적 의미가 있는 교회로 평가받는다.

정읍시 태인면 매계교회가 설립 120주년을 맞아 기념비를 건립했다. 사진은 교회전경

매계교회는 전라도 최초의 신학생이자 최초의 목사인 최중진 목사에 의해 지난 1900년에 세워졌다.

최 목사는 1970년 정읍시 덕천면 상학리 출생으로 테이트 선교사의 전도에 의해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근현대 한국교회사의 정점에 서 있는 매계교회는 백암교회 이연태 목사와 정읍샘고을교회 김영범 목사 등 여러 훌륭한 목회자를 배출해 ‘복음의 산실’이 됐다.

영원교회 이순열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산실인 매계교회에 근현대 기독교 역사를 담아낸 기념비를 세운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매계교회는 황운섭 씨 사랑방에서 1900년에 설립됐다.

매계교회를 설립한 최 목사는 어린 시절을 정읍에서 보냈지만 가족을 이끌고 순창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1894년 동학동민군의 지도자였던 매부를 따라 동학농민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학농민군이 순창에서 일본군에게 패배하여 매부가 처형되면서 농민군이 해산되자 그 후 최중진은 미남장로회 선교사 테이트(L. B. Tate)의 전도로 기독교에 입교했다.

매계교회 교인들이 정읍 칠보 백암교회 이연태목사와 정읍샘고을교회 김영범목사, 당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최 목사는 테이트의 조사(助事)가 되어 김제·정읍·태인·매계 등 선교구역에서 전도 활동을 펼쳤다.

지난 1904년 매계교회의 장로가 된 최 목사는 평양장로회신학교에 진학해 수학하고 1909년 9월 제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노회(독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정읍‧태인 등지의 교회에 니즈벳(J. S. Nisbet) 선교사와 동사 목사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1920년대 전반기에는 형평운동과 노농총동맹에도 참여했고, 조선일보 정읍지국장을 맡기도 했다.

1927년 4월 신간회 정읍지회 설립 준비위원, 동년 7월에는 정읍지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최 목사는 전북 기독교발전사에서 매우 중요한 업적을 남겼으며 ‘자주교회’ 운동을 벌였다.

1914년 매계교회는 폐쇄됐고 독립운동가인 박복래 집사에 의해 1925년 재건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50년 6‧25 한국전쟁 과정에서 매계교회 박봉래장로와 박동춘집사가 공산당에 의해 순교되는 수난의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남녀가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기역자(ㄱ)형 모양으로 세워졌던 설립당시의 매계교회는 전쟁당시 공산당의 방화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1968년 예배당 신축 때 구 예배당을 철거했고 현재 교회건물은 1991년 9월 신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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