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득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장 

-피떡으로 인해 심장근육이 죽는 질환

관상동맥의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되면 이를 둘러싸는 섬유성막(fibrous cap)이 생기게 된다. 어떤 이유로든 이러한 섬유성막이 갑작스럽게 파열되면 안쪽에 있던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로 노출되게 되고 이곳에 갑작스럽게 혈액이 뭉쳐서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동맥경화반의 불안정화나 혈역학적 원인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협심증과 달리 심장근육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혀서 심장근육이 죽는 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혈전’이라는 피떡이 갑자기 막으면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발생 직후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환자의 1/3은 사망하게 되며,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초를 다투는 심근경색증

심근경색 환자의 반 이상은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므로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게 되면 우선 격심한 가슴통증이 나타난다.

이 통증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벌어지는 듯한’, ‘숨이 멎을 듯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고통은 30분 이상 지속되므로 환자들은 대개 이때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가슴 통증이 있다면 진단은 어렵지 않다.

심전도 검사와 혈액검사를 추가한다면 응급실 도착 즉시 거의 심근경색증의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아서 심근경색증이 바로 의심되지 않는 경우에는 부가적인 검사를 동원해야 하므로 시간이 수 시간 이상 지체될 수도 있다.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된다면 어느 병원, 어느 의사라도 초를 다투는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료방법은 각 병원이 처한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혈전을 녹이는 약물(혈전용해제) 치료를 우선하기도 하고 바로 관상동맥을 확장하는 시술로 들어갈 수도 있다.

어느 치료 방법이든지 치료의 핵심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막혀 있는 관상동맥을 다시 열어 주는 것이다.

관상동맥은 완전히 막힌 후 6시간 내, 적어도 12시간 내에 다시 뚫어주어야 기대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방법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풍선이나 ‘스텐트’라는 금속 그물망을 이용해 혈관을 확장하는 ‘관상동맥확장성형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시술을 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몇 개 대학병원에 국한됐지만 현재는 상당히 보편화된 시술법이다.

2~3시간 내에 관상동맥확장성형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후송할 수만 있다면 약물치료를 하는 것보다 후송을 하는 것이 환자의 경과를 호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관상동맥확장성형술을 할 수 없다면 약물로 관상동맥을 뚫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 치료가 대표적이다.

정맥주사만 하면 되는 간편한 방법으로, 해당 치료법이 지난 10여 년 이상 심근경색증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관상동맥확장성형술이나 혈전용해제로 치료한 후에는 다시 심근경색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 치료가 중요하다.

이때 혈전의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사용하고, 심장근육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제들을 첨가하게 된다.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심근경색증을 관리하는 방법은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를 적절히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수일 전에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운동부하 검사나 핵의학 촬영 검사 등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혈관내경이 그다지 심하게 좁아져 있지 않은 부위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이 호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병 위험 부위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평상 시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가족력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매일 30~40분씩 운동하고 금연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심근경색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식사할 때는 소식, 채식, 저염식의 3요소를 명심하도록 한다.

기온이 낮아져 혈관이 수축되는 겨울철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관상동맥질환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스텐트 시술이나 관동맥 우회로술을 시행했더라도 일반인보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병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철저하게 예방 치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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