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감은 경력 20년+자격, 교장은 경력 15년+무자격?, 교육현장 혼란 부채질만

 

교육부에서는 경력 15년 이상의 교사를 대상으로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무자격 교장공모는 서류와 면접만으로 교사를 단숨에 교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교감이 되려면 경력 20년 이상에 교감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교장이 되려면 교감 경력 5년 정도, 총 경력 최소 25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보통은 교직경력 30년 내외가 돼야 교장이 될 수 있고, 나이로는 50세는 돼야 한다. 그런데 경력 15년이면 40이 채 안 되는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이명박 정부 때 교직문화, 학교문화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해 교장공모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며, 내부형 교장공모제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의 설문조사 결과 81.1%가 반대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추진하면서, 이전 정권까지 끌어들여 합리화하려는 모습이 너무나도 우습고 우려스럽다.

학교 경영은 별다른 경험이 없는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현장교사로서, 여러 가지 부장교사 업무도 경험해야 하고, 대중소규모의 학교에도 근무해 보아야 하고, 열악한 환경의 농어촌 학교 근무, 여러 가지 연구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다.

그런데, 자격도 없이 경력 15년 이상이면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을 너무 모르고 한 쪽밖에 볼 줄 모르는 편협한 사람들이 하는 반쪽짜리 생각에 불과하다.

무자격 교장공모의 기본 취지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여기에는 보다 합리적인 조건이 있어야 한다. 평교사로 헌신하면서, 교과연구나 교육관련 연구 활동도 열심히 하고, 부장교사와 같은 업무도 경험해 본 교사 중에서, 교장이 되기 위한 최소 경력인 2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에 한해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쳐 선발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른 교사들의 모범이 되는 교사 중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승진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교사,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교사, 많은 경험과 경력을 가진 교사,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교사 중에서, 다양한 검증과정을 거쳐 교장의 역할에 적합한 교사에 한해 선별적으로 임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장도 잘 모르고, 교원 문화와 교직의 시스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전면적으로 개선돼야 하고, 원점에서부터 현장교육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교직사회의 공감을 얻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학교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다.

교직사회의 문화가 있고, 교직의 특수성이 있다.

그런 것을 무시하고 경제논리나 성과논리에 의해 추진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정책에 대해 교육부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현장에 맞는 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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