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이성계가 새로운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신동원) 창극단(단장/조통달)은 정기공연 및 지역순회작으로 '청년 이성계' 를 마련했다.

오는 29일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지역순회를 가질 예정이며, 전주에서는 12월 8일(금)∼9일(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서 선보인다.

이 공연은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자신 의 뿌리를 깨닫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위대한 걸음을 내딪는 청년 이성계 를 보여주고자 한다.

'청년 이성계'는 총 11장으로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통해 청 년 이성계가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회령부의 지배층인 금수저로 태어나 아무런 고민 없이 편하게 살다가 어떤 사건을 만나 고려인으로서의 자각과 각성 을 통해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물리치고 고려 개경의 위기에 거병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드라마나 작품에서 그려졌던 태조 이성계의 성군적인 이 미지와는 달리 소년적인 모험심과 반항심, 그리고 이성에 눈을 뜨는 사춘기의 모 습 등 풋풋하고 인간적인 느낌을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청년 이성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화령부의 금수저로서의 위치를 깨고 고려인으 로서 자각하는 면모를 보여줌으로서 치열한 자기 정체성의 고민 부분을 보여줄 것이다.

더불어 창극이 가지는 유희성과 풍자성 그리고 연희성을 극대화 시켜서 기존 인물사극이 지니는 심각성과 정책성에서 벗어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사 극으로 제작, 역사적인 사실과 극적 분위기를 위해 픽션을 가미했다.

작창은‘5관청 고정’이라는 창극의 기본 청(key)에 대한 틀을 탈피하고, 남창과 여창 혹은 개인 소리꾼들만의 기본 음색과 청을 고려했다.

이번 '청년 이성계' 의 경우 주요 인물이 남성 창자인 바, 남창의 청을 특히 고려했다.

이는 작곡가 의 다양한 편곡 어법으로 확장될 것이며, 남창이 억지스럽게 여창의 청을 따라가 는 기존의 불필요한 관습을 걷어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

또한 다양한 악조를 활용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현 시대의 전통판소리를 비롯 한 창작 판소리가 점차 계면화 되는 것을 지양하고, 본래 판소리 악조가 지닌 다 양성을 포착, 계면을 포함한 우조 및 평조, 때로 경제와 서도소리제, 가곡의 악조 를 활용해 음악의 다양성을 살렸다.

청년 이성계는 덜렁제로 스스로의 즐거움을 빚어내고, 때로 호령하듯 우조로 세 상에 고한다. 그 곁에 당찬 여인 한씨는 진중한 계면조와 위트있는 경(京)제로 자 신의 사랑을 담아내며, 그들을 지켜보는 일월의 입에서는 서도소리의 로맨스가 흘러 나온다.

작품 전체 음악의 색깔을 통일해 서사와 음악 간의 밀접성을 높였다.

음악은 민족의 고유성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고제' 소리의 변칙성과 확장성에 주목했다.

편곡 또한, 본디 우리의 삼현육각의 민속악을 확장하는 형태로 쓰여질 것이 며, 화성(和聲)음악에서 벗어나 다성(多聲)음악의 본질을 탐구해 우리의 전통이 그대로 살아 숨쉴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안무는 노래 부르기에 무리가 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구성해 출연자들의 발림을 최대한 활용. 안무가 소리를 더욱 살릴 수 있도록 각 창자들의 가사내용과 상황 에 어우러지는 너름새를 사용하여 창자들과 함께 안무를 구성했다.

전체 무대디자인 컨셉은 민화적 느낌이다.

무대디자이너 박정화(청강문화산업대학 교 교수)는 창극이라는 장르의 가장 한국적인 극을 한국화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알맞다고 보고 그중에서도 청년 이성계가 뜻을 품고 지키고자 한 백성들과 가장 친근한 그림인 민화로 작품을 표현하고자 했다.

극 초반 태몽장면이나 이성계가 자기 정체성을 찾지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시절은 옛날 이야기를 보는 듯 동화적 느낌을 강조하고자 했다.

중반 이후 자기 정체성을 찾은 이성계가 백성의 삶에 눈뜨고 새로운 뜻을 품게되는 과정에서는 고려조정은 과장되게, 백성들의 삶은 지극히 사실적으로 표현해 이성계가 뜻을 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힘을 실어 주고자 했다.

소박하고 따뜻하지만 힘 있는 민화로 작품이 표현되어 백성을 위해 꿈을 품은 청년 이성계 뜻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고자 한다.

이밖에도 조명디자인 황종량, 의상디자인 김대희, 전양배, 이지현, 분장디자인 강 지영이 참여했다.

'청년 이성계'는 도내 제작진을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제작진들이 만나 만들어졌다.

대본은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 예 희곡부분 당선, 1995년 뮤지컬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수상, 1997년 국립극장 장 막극 공모 '귀로' 당선 등 뮤지컬을 비롯해 다수의 창극으로 대중적 작품활동을 해온 오은희가 썼다.

 

연출에는 창극뿐만 아니라 무용극, 관현악극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약하는 도내 스타 연출가로 꼽히는 오진욱(전, 새만금추진위원회 단장)이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오진욱연출은 각 분야별 감독체제로 협업을 통한 공동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우리나라 최고의 역량을 가진 전북도립국악원의 예술적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도록 자신만의 감각을 덧붙여, 대본의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 하나하 나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곡과 작창에는 '차세대를 이끌 젊은 예술가 10인'으로 선정되었던 홍정의와 박인혜가 참여했다.

작곡가 홍정의는 국립극장 예술단 미르의 상임지휘자 겸 음 악감독을 역임했고, 국내 유수의 음악단체에서 위촉을 받아 관현악과 실내악곡 등 다수의 작품활동을 해왔다.

또한 한국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국내,외 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밴드‘억스’대표이자 실력파 작곡가인 홍정의가 '청년 이성계'에서는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바이다.

작창을 맡은 박인혜는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과의 작업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이며, 음악집단“놀애 박 인혜 Friends”대표, 창작집단 희비쌍곡선 대표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인 혜는 전통음악을 근간으로 창작곡을 만드는 활동뿐 아니라 판소리 모노드라마 '비단치마'.'같거나 다르거나 춘향가'를 통해 작창자와 배우의 역할도 맡았으며 2016년에는 뮤지컬 '아랑가'와 2017년 국립창극단의 '미녀와 야수'를 작창했다.

안무에는 dance project Ann-Park[안팍] 리더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전수자인 박이표이다.

2015년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심사위원 선정 특별예술가) 을 수상한 바 있는 박이표는 2015년 창극단 정기공연작인 '천둥소리'를 통해 인 연을 맺은바 있으며, '청년 이성계'에 철저히 자기 언어를 구축해내는 안무의 독 창성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더해줄 것이다.

지휘에는 조용안(관현악단장)이 맡았다.

작품의 핵심 인물인 이성계는 차세대 스타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전북도립국 악원의 신입단원인 박현영이 연기한다.

인물치레 좋고 소리와 연기가 출중한 박 현영은 폭 넓은 나이의 인물을 여러 색깔로 표현 할 수 있고, 전통판소리는 물론 작창 및 작곡노래에 대한 흡수력이 굉장히 빠르다.

그리고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무술연습과 국궁연습에 메진하였으며 무술을 배우기 위해 국궁현장을 직접 방문 하는 등 작품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이성계의 아내 한씨역에는 최현주와 고승조 (더블캐스팅)이다.

 최현주는 2009년 박동진 판소리명창·명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goT으며 대형창극에서 주역을 맡아 다양한 스팩트럼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신입단원인 고승조는 곱고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맑은 목소리를 가졌으며 이때까 지 창극에서 보여준 여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2009국립극장 차세대 명창에 선정됐었다. 지난해 '이성계, 해를 쏘다'에서 이성계로 열연했던 이충헌은 이자춘역을 맡았다.

고흥 판소리명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북무형문화 제 제2호 이일주선생 심청가 이수자이다. 그 외 고비역에 고양곤 (국창 송만갑 추모 국 악경연대회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 최유역에 김도현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대통령 상), 아발타역에 이세헌 (장월중선 명창대회 대상 /국회의장상), 모진역에 이제학 (객원), 개불역에 박추우 (추담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대상), 강림역에 이건일 (객원), 최영역에 유재준 (장흥 명창부 최우수상), 공민왕역에 김광오 (장흥가무악대회 고법 일 반부 최우수상) 단원 등 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및 그외 객원을 비롯한 100여명이 출연한다.

다양한 음악의 폭을 보여주기 위하여 이번 '청년 이성계'에서는 남도소리 는 물론 서도소리도 담았다. 서도소리를 잘 풀어내는 일월이역의 한단영의 소리 는 특히 기대해볼만 하다.

젊은 제작진과 함께 차세대 소리꾼 박현영(이성계 역), 고승조(한씨 역) 등 젊은 배우와 열정적인 중견배우들이 한데 어울려 만든‘젊은’창극은 어떠한 색깔로 나타날지 이번 무대에 많은 관심을 바라며, 겨울의 문턱에서 만나는 '청년 이성 계'의 이야기가 도민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도민 여러분의 문화향유를 위한 무료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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