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서울관에서는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표혜영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는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서양화 전공)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7 꿈-우리 인간은 꿈같은 걸로 만들어져 있거든(복합문화공간 이다, 하남) 등 다수의 기획초대전에 참여하고 이번 전시는 작가의 7번째 개인전이다.

황동규 시인의 오래된 시 '즐거운 편지'는 작가에게는 함께 나이 드는 친구와 같은 시이다.

즐거운 편지의 메타포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반짝인다.“내가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중...

작가는 사소한 일상에서 두리번거리며 찾은 외로움과 그리움, 그 속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작가만의 작품세계로 펼친다.

하지만 작품 속 이미지들은 전혀 사소하지 않으며, 한 편의 시를 쓰듯 잔잔하고 평화로운 색과 터치를 보여준다.

마치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한 편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처럼 말이다. 시인이 말하는 사소함은 간절한 그리움의 반어적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일상 속 그리움과 외로움을 말하고자 한다.

이 시의 마지막 문장으로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이처럼 시인의 기다림과 같이 삶 속 시간은 흘러간다. 그것은 작가의 삶 속 시간을 작품에 담아냄을 의미하며 작품과 하나가 되는 삶의 시간으로 확장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밤이 되면서 골짜기에는 눈이 퍼붓고, 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다시 낙엽이 지고 또 눈이 내리고를 반복하는 자연의 순환과 같이 작가의 그림은 인간의 세월 역시 기다림을 말한다.

그림과 함께 한 가을이 가고, 눈 내리는 겨울과 찬란한 봄에서 길어 올릴 작품들을 기다리며 작가는 즐거운 편지를 쓴다.

 

산산하게 퍼지는 신록 위에 햇빛이 어른거리고, 로즈 바이올렛과 울트라 마린의 리듬을 펼쳐진다.

또한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배경 음악으로 흐르는 다양한 음악들의 멜로디를 자신만의 색채로 만들어 수집하는 즐거운 작업을 하고 있다.

그것은 결국 시인의 사색이 펼쳐지는 노을의 시간을 작품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작가는 언제나 시인의 삶을 꿈꾸지만, 실제의 삶은 늘 바쁘고 지친 현대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노을을 가득 담은 작품을 통해 다시 시인이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색채의 조합과 붓의 움직임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꿈을 꾸고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현대를 살면서 잊고 살았던 다양하고 복잡한 예술적, 감정적 언어를 찾아내고 각자만의 새로운 서정적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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