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 개교 70주년 기념 20일부터 박물관서 80여 점 선보여

 

영화 ‘춘향뎐’과 ‘취화선’의 글씨를 쓴 서예가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서예가 하석 박원규 선생의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다.

전북대가 개교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법학과 동문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하석 박원규 선생의 특별 서예전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우림갤러리에서 한 차례 선보였던 이 전시는 20일부터 26일까지 전북대 박물관에서 다시 한 번 전시된다.

전북대는 20일 오후 4시 이남호 총장을 비롯한 대학 구성원들과 하석 박원규 선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70주년 기념 서예전 개막식을 가졌다.

하석 선생과 문하생으로 구성된 겸수회(兼修會)가 꾸미는 이번 전시에서는 80여 점의 크고 작은 작품들이 걸린다.

 

특히 세로 2미터, 가로 6미터로 된 작품 세 점으로 이뤄진 대작과 가로 3미터의 크기의 ‘강건독실 휘광일신기덕(剛健篤實 輝光日新其德)’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역의 대축괘(大畜卦) 단전(彖傳)에 나오는 이 말은 ‘강건하면서 독실하면 그 빛은 휘황찬란하게 될 것이고, 그 덕은 매일매일 새롭게 된다’라는 뜻이다.

전북대 개교 70주년을 맞아 영원히 강건하고 독실해 그 빛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학생과 교직원 모두의 덕망이 항상 새롭게 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하석 선생의 문하생들의 작품은 모두 대학에 기증돼 전시회 기간에 판매하고, 수익금은 모두 대학 발전기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남호 총장은 “하석 선생은 탁월한 실력으로 동양 예술의 정수인 서예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모교인 우리대학의 이름을 전 세계에 드높였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서예의 아름다움과 전북대학교라는 이름이 온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원규 선생은 “전북대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대학에서 전시를 제안해왔을 때 젊은 시절 모교에서의 시간이 눈 앞에 스쳐가며 그 어떤 공간에서의 전시보다 기쁜 마음”이라며 “모교 문을 나선 지 40여 년 만에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가지고 다시 이 문으로 들어설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하석 박원규 선생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과 ‘취화선’의 글씨를 쓴 서예가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고, 국내 최초의 서예잡지 창간 등 서예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는 한국전각협회 회장으로 ‘작비서상(昨非書庠)’이라는 서예 아카데미를 열어 후학들을 지도하는데 힘쓰고 있다.

 

1968년 강암 선생 문하에 입문해 1979년 제1회 동아시아미술제 대상을 받으며 서단에 등장해 한국서예 100년전, 동아시아 4대 서예가전 등 주요 기획전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1988년에는 작품집 ‘마왕퇴백서노자서임서본(馬王堆帛書老子書臨書本)’이 하버드대 도서관에 소장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