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운동을 시작한지 9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준비 해왔던 것과 뜻한 바를 펼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쁘다는 표현보다는 해야 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큽니다."

 

1997년 농협부안군지부를 시작으로 20여년 동안 지역본부 자재팀, 농신보 정읍센터, 은행 영업점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 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 전북지역위원장에 당선된 박병철(49) 노조위원장.

전북농협 노조 역사는 30년이 됐지만 농협이 공공기관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보니 조합원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게 현실이다.

그래선지 박 위원장은 노조다운 노조, 노조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하는 노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과거에는 노조위원장 1인이 독단적으로 판단하는 체계였다면 이제는 조합원이 주인대접을 받고, 주체세력으로서 조합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노조를 만들 계획이다.

특히, 기존 위원장들이 권위적인 모습이 있었다면, 이제는 친근감을 형성하고, 노동의식도 교육을 통해 다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노조가 현재 해결해야 할 가장 큰 현안 가운데 하나는 임금피크제 시행이다. 

만 56세에 명예퇴직을 해야 하지만 60세까지 가능하게 된 임금피크제는 급여가 적어지고, 근무여건 역시 현직보다는 한직으로 밀려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이에따라 박 위원장은 2004년 이후 입사자들에게는 자기개발비가 있지만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  개발비를 모두 받을 수 있도록 사측에 촉구할 계획이다.

비정규직인 별정직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농협 별정직은 직급 급여와 호봉책정 면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부당대우를 받고 있는게 사실이다. 

원천적으로 될 수는 없지만 처우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정규직으로 전환이 된다 해도 과거 일했던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어 차별 없는 일괄전환 정책을 연구할 계획이다.

 

노조는 집행위원 7인 이상 25인 이하로 구성되며, 집행위원들을 분야별로 구성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의 사회공헌활동도 뜸한게 사실이다. 

박 위원장은 동아리를 구성해서 조합원들과 함께 불우이웃 등을 돕는 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지역 농협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농협 전체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갈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노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이러한 조합원들을 섬기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라며 "그 안에서 조합원이 조합위원장의 눈치를 안 보고 의견도 제시하고 자유롭게 이야기 하면서 발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권위주의적인 면과 달리 조합원과 같이 호흡하고 친밀감 있게 어떤 상황이던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고, 조합원을 섬기는 노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의 임기는 10월 10일부터 시작되며 효자동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신청사에 사무실이 꾸려진다. 취임식 일정을 지역 위원장들과 협의해 추진키로 했다.

농협전주완주시군지부 박병철 당선인은 부안출생으로 전주영생고, 전북대학교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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