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읍 ‘지은초크아트’ 하경아 대표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하경아(36)씨는 요즘 아이들 키우랴 사업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창업한 손 글씨 전문점인 ‘지은초크아트’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매출이 창업 때보다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월 평균 순수익 300만원. 창업과 동시에 학교 강의까지 그 활동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아줌마 사장님’ 하경아씨를 만나 창업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평범한 주부, 사장님이 되기까지

결혼 전 사무직으로 일했던 하씨는 2002년 회사를 그만뒀다. 다른 아줌마들처럼 아이가 크니 회사일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아이가 커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그녀는 자신의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문득 회사를 그만 둘 무렵 배운 손 글씨 디자인 POP가 생각났다. 그때 인연이 된 POP 전문 강사와 연락이 닿아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개인지도를 받았다.

일주일에 하루, 개인지도를 받고 돌아오면 그녀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신문지를 펴 놓고 손 글씨 디자인을 연습했다. 그렇게 3개월을 연습하며 주변 지인들의 가게에 손 광고도 무료로 제작해줬다. “너무 예쁘다” “독특하다” “매출이 늘었다”는 지인들의 말에 실력도 늘고 자신감도 생겼다.

예전에 일했던 통신사에서 각종 메뉴보드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POP 광고를 위한 손 글씨 디자인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당시 전주에는 POP 광고가 활성화되지 않아 사업성이 있다 싶었다. 그러나 장소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만의 가게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지난해 1월 본격적인 창업을 준비했다.

자신감 하나로 창업을 준비하긴 했지만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그런 그녀에게 전북소상공인창업지원센터는 주변 유동인구, 세대별 구성 현황 파악 등 상담과 함께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제공해줬다. 부족한 2000만원의 자금도 지원받았다.

남은 문제는 가게 위치를 선정하는 것.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던 하씨는 자신의 집근처인 삼례에 가게를 마련하고 싶었다. 방과 후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면 언제든 아이들이 달려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상권이 몰린 전주지역에 가게를 차리는 게 좋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전북소상공인창업지원센터의 창업 컨설턴트와 시장조사를 해보니 시장성이 있겠다 싶었다. 시골지역이긴 했지만 주변에 유아교육과와 특수교육과로 유명한 대학교가 있어 학생들의 유동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정신과 끈기만 있다면 멀리서도 고객은 오기 마련이다.’ 라고 창업을 성공한 선배의 조언을 받으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성공 비결은 “끈기”와 “열정”

그렇게 6개월의 준비 끝에 지난해 6월 완주군 삼례읍의 손 글씨 전문점 ‘지은초크아트’를 오픈했다. 그녀가 창업한 ‘지은초크아트’ 손 글씨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한다. 흔히 이것을 ‘POP’ 광고라고 부른다.

‘POP’ 광고는 단순히 보기 좋은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구매욕까지 높이는 영업전략 중에 하나다. 그녀는 돈을 들여 홍보하기 보다는 같이 교육을 받았던 창업 동기들에게 직접 손 글씨 광고판을 선물하면서 입소문과 동시에 홍보 효과를 높였다.

‘손 글씨’라는 아이템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서든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라는 그녀의 생각이 적중했다. 동네 시장의 떡볶이 집부터 유아교육과 학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오픈 한지 10개월이 지난 지금은 월 순수익만 300만원이 넘는다. 이제는 고정고객이 생겨 오전에는 주문받은 POP작업을 하며 오후에는 대학교와 개인 수강생을 가르치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성공 비결을 물으니 “여러 마리 토끼를 잡기보다는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열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도전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리적으로 상권이 아닌 시골동네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해가니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 글씨 매력이요? 세상에 ‘하나’뿐이라는거죠”

최근 POP 광고는 주부들에게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손 글씨 매력을 물으니 “100% 수작업이라 그만큼 손길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죠. 사람마다 글씨체가 다르다 보니 세상에 하나뿐인 광고라는 게 가장 매력 있는 것 같아요. 또 저의 손 글씨로 ‘매출도 늘고 가게 분위기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뿌듯해요.” 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온라인 쇼핑몰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전북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주문이 들어와 인터넷 쇼핑몰을 준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이제는 당당한 사장님으로 창업에 성공한 하경아씨. 앞으로 예쁜 손 글씨 디자이너로써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 전북의 재발견 박하나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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