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 선미촌 내 첫 매입 폐공가 부지에서 신진예술가(소보람) 설치미술 전시회 개최
- 구도심 폐공가의 낯설고 익숙해져버린 풍경을 시각적, 심리적으로 탐색하는 설치미술 프로젝트

 
60여년 동안 닫혀있던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이 문화예술의 옷을 입고 시민 곁으로 다가선다.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은 5일부터 오는 9일까지 5일간 선미촌 내 폐공가 부지(물왕멀2길 5-4)에서 성매매집결지를 문화재생을 통해 열린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첫 번째 문화예술 행사인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주제로 한 설치미술가 소보람 씨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전주시가 매입한 선미촌 중심부에 위치한 폐공가로, 이번 전시회는 전주시와 여성·인권단체 등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1년여 동안 준비해온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로 평가된다.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국내 성매매집결지 정비가 주로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행해져왔던 것과는 달리, 행정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시는 이번 전시회가 일반시민들의 접근이 차단됐던 선미촌을 문화가 창조되고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인 서노송예술촌으로 변화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선6기 전주시 핵심사업인 선미촌 문화재생은 선미촌 내 폐공가와 성매매업소 등 4필지의 토지(628㎡)와 건물을 매입해 인권·문화·예술거점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기능전환을 통해 서노송예술촌으로 바꾸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시는 매입한 폐공가는 쪽방형태의 여인숙건물의 일부를 보존해 성매매업소의 기억의 공간으로 남겨두는 한편, 성매매업소의 경우 지역의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정주형 창작예술공간으로 조성해 선미촌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 넣는 핵심문화거점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시는 이번 설치미술전시회에 이어 올 연말까지 예술가들의 선미촌 내 공간에 대한 기록탐색과 기획전시, 생활창작공간 체험활동 등을 진행한 후, 오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단계 사업과 3단계 정주형 예술창작공간화 작업을 거쳐 선미촌을 인권과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승수 전주시장도 지난달 28일 작품전시를 준비중인 현장을 방문해 소보람 작가를 격려하고, 서노총예술촌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추진사항을 점검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선미촌에 60년만에 첫 변화가 찾아왔다. 우리는 철거와 토목을 전제로 하는 전면개발 방식보다는 예술 재생을 선택했다. 예술의 힘을 믿는다. 그 힘으로 '누군가'의 장소에서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 아픈 장소에서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면서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다. 행정과 여성인권단체, 시의회와 주민들이 함께 인내와 협치, 특히 여성들의 인권을 생각하며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의 전주신진예술가 지원사업 선정대상자인 소보람 씨는 익산출신으로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에서 유학한 재원으로, 현재 전주에서 활동 중인 유망한 젊은 예술가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작가가 버려진 땅 혹은 방치된 장소에 흩어진 고유한 흔적을 탐색하고, 샘플링하고, 드로잉한 것으로, 소 작가는 작품설명을 통해 “도시 안의 몇몇 장소는 역사적 의미와 상관없이 경제적 이유로 비워졌다”면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워진 땅’의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시각적, 심리적으로 탐색하고 ‘공공의 영역으로서의 장소성’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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