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천교, 일제강점기 민족독립운동 재조명
- 동학 이후 증산교(김제), 보천교(정읍), 원불교(익산) 등장
- 동학 – 증산 – 보천교 잇는 항일 민족운동 전개
- 독립운동 판결문 통해 보천교 독립운동 실상 공개

전라북도는 오는 26일 전라북도의회 2층 의원총회의실에서 전라북도와 정읍시가 주최하고, 정읍역사문화연구소(소장 김재영)에서 주관하는‘동학농민혁명 이후 전북 근대민족운동 – 일제강점기 보천교의 민족운동’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학농민혁명 이후 전북지역에서 다양하게 전개되는 근대 민족운동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지역 정체성 규명 차원에서 처음 개최되는 학술대회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정읍시 입암면 대흥리에 본부를 두었던 보천교(普天敎)의 성격을 민족운동적 차원에서 재조명하고 동학(東學)을 계승한 항일 독립운동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재평가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우리 전북지역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이후 다양한 근대 개벽(開闢)사상, 민족운동 및 민중종교가 발흥했는데, 그 대표적인 내용으로 김제 원평의 증산교, 정읍 입암의 보천교, 익산의 원불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에 대한 그 역사적 고증을 통한 지역사 재조명이 무엇보다 필요로 하는데, 이는 익산 미륵사와 김제 금산사를 중심으로 전개됐던 백제시대 이후 전북의 고유 전통사상인 미륵사상을 필두로, 전북인의 정신사상의 원형을 찾는 작업의 일환으로 주목된다.

억눌린 백성이 새로운 시대를 요청하고, 새로운 구세주 출현을 소망하던 미륵사상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거치면서 전북지역에서 새로운 양상의 민족종교, 사상적 차원에서 전개되는데 그것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로 전개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개최되는 보천교에 대한 재조명은 그동안 친일적인 종교, 사이비종교로서의 보천교에 대한 평가를 일제강점기 항일민족운동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어 주목된다.

학술대회는 5개의 주제발표로 이루어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증산과 차월곡의 개벽사상'(김방룡, 충남대 교수), '동학 이후 증산계열의 민족운동'(김재영, 정읍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 '일제강점기 보천교의 독립운동 –온라인 국가기록원의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을 중심으로–'(안후상, 한국신종교학회 이사), '보천교의 독립국가 정체성이 대한민국정부 수립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테마 시론'(남창희 인하대 교수), '일제 식민권력의 기록으로 본 보천교의 민족주의적 성격'(김철수, 중원대 교수)이다.

첫 번째 발표는 '강증산과 차월곡의 개벽사상'(김방룡, 충남대 교수)은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91~1909)이 1901년 김제 원평에서 창시한 증산교(甑山敎)와 월곡(月谷) 차경석(車京錫)이 1921년 정읍 입암에서 창시한 보천교(普天敎)는 동학농민혁명의 실패 이후 민족의 아픔을 타개할 새로운 세상, 즉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을 바탕으로 민중의 힘을 결집해 ‘후천선경(後天仙境) 신정부 건설운동’을 표방한 일제에 저항한 민족종교운동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일제에 의해 말살된 대표적인 민족종교로서 대종교, 보천교를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는 '동학 이후 증산계열의 민족운동'(김재영, 정읍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은 동학의 사상을 계승한 것이 강일순의 증산교이며, 증산교의 사상을 이어받은 것이 차경석의 보천교로 역설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보천교와 증산계열의 민족종교인 미륵불교(彌勒佛敎), 황극교(皇極敎), 원군교(元軍敎), 선도교(仙道敎) 등이 일제 패망을 기원하고 국권회복을 항일 민족운동으로서의 성격 규명이 논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 번째 발표는 '일제강점기 보천교의 독립운동 –온라인 국가기록원의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을 중심으로–'은 그동안 친일논란이 있었던 보천교에 대해 온라인 국가기록원의‘독립운동관련판결문’819건을 면밀히 분석해 일제강점기 보천교를 민족독립운동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검증하고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이 중 1921년 청송사건(경북 청송, 안동의 일대), 1924년 보천교도인 배치문과 강일의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義烈團) 입단,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 및 만주의 정의부(正義府) 등에 독립자금을 제공했다는 점을 새롭게 검증하는 성과를 거두웠다.

또한 보천교의 주요목표는 동학농민혁명 이후 강증산의 사상을 계승한‘후천선경 신정부 건설’이라 강조하고 조선독립과 새로운 정부수립이라는 민족적 관점에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네 번째 발표는 '보천교의 독립국가 정체성이 대한민국정부 수립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테마 시론'(남창희 인하대 교수)은 전북지역에서 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이후 증산교, 보천교로 이어지는 항일성에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동학의 시천주(侍天主), 증산교의 옥황상제 강림, 보천교의 천자 등극설은 모두 우주를 지배하는 하느님(天主, 上帝)가 이나라에 온다는 미륵불사상, 메시아 사상으로 표출돼 일제가 충분히 위험한 종교로 보천교를 인식했음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상해 임시정부와 만주 무장 독립운동이 보천교의 재정적 지원에 상당한 무게를 두면서, 보천교의 남조선운수론이 이승만의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주장한 1948년‘정읍선언’과 한미동맹의 원초적인 이론 제공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섯 번째 발표는 '일제 식민권력의 기록으로 본 보천교의 민족주의적 성격'(김철수, 중원대 교수)은 지금까지 보천교를 1924년 시국대동단(時局大同團)이 만들어져 친일활동을 전개했기에 민족운동과 거리가 있는 사이비종교로 치부돼 왔으나, 실제 각종 공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당한 항일민족운동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1910년대 교주 차경석이 포교와 교세확장의 수단으로 국권회복을 표방해‘갑종 요시찰인물’로 지목됐으며, 3.1운동 이후에는 상해 임시정부, 의열단, 김좌진 장군의 신민부, 남만주의 정의부 등과 연결돼 군자금을 지원했으므로 독립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크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10년전부터 보천교의 민족운동사 규명에 헌신해 왔던 장학수 전라북도 도의원(정읍)의 노력으로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장학수 의원은‘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전라북도의 독립운동에 대한 공헌이 정당하게 평가되는 학문적 검증 과정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라북도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전북정신 재조명 차원에서 지역의 고유한 역사문화자원의 발굴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작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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