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첫 호남권 합동연설회에 나선 13일 당권주자 3인방은 각자의 방식대로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김상곤·이종걸·추미애 당 대표 후보와 부문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오전 전주에서, 오후에는 광주에서 합동연설회를 갖고 당원들에게 한 표를 읍소했다.

◇김상곤 "다른 후보들은 비호남, 나만 호남 사람"

당권주자 3인방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상곤 후보는 자신이 광주 출생임을 노골적으로 과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주 오펠리스웨딩홀에서 열린 전북도당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유력 주자들은 영남 사람들"이라며 "누구는 호남이 없어도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정권 교체는 이 곳 호남에서 시작된다"고 당권 주자 중 자신이 유일한 호남 출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없이 국가가 없다는 말"이라며 "전북과 호남없이 이 나라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거듭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호남 홀대론이 나오지 않게 호남 대표 정치인 되어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제가 광주에서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저는 광주처럼 살았고 호남 정신을 실천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대 학생회장으로 김대중 후보를 지켰고 민교협 의장으로 전두환 노태우 구속에 앞장섰고,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으로 노무현 탄핵 반대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합동연설회에서는 호남 출신임을 더욱 강조했다.

그는 "저는 광주에서 태어나 호남정신을 실천하며 살아온 사람"이라며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없으면 내년 정권 교체는 없다. 우리 당 대선 주자들은 비호남, 영남 주자들이다. 새누리 조차 호남 출신 이정현을 당 대표로 뽑았다"고 말했다.

호남을 석권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대한 한계론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솔직히 국민의당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지 않나"라며 "국민의당이 정권교체를 할 힘이 부족하지 않나? 저를 당 대표로 만들어 정권교체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종걸 "문재인 대리인 뽑아서는 대선 승리 못해"…반문 정서 자극

이종걸 후보는 친문 진영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정면승부'를 선택하며 호남 표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전북합동연설회에서 "새누리는 호남 당 대표를 뽑았지만 친박 대표라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면서 "친노 친문 패권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비주류 독립 후보인 저 이종걸을 당 대표로 내세워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선택은 당을 획일화 하는 것"이라며 "우리 선택은 당을 다양성 속에 더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당내 친노·친문패권주의를 경계했다. 이어 "새누리가 호남의 전략적 지지를 생각하며 호남 대표를 뽑았는데 우리도 새누리당이 하듯 영남 대표를 뽑아야하나"라고 대구 출신 추미애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호남은 늘 그랬든 한차원 더 높은 전략적 선택 발휘해 새누리당이 따라오지 못하는 지혜를 발휘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의 선봉에 서는 호남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민주 지지만으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나"라며 "야권이 나뉘어선 이길 수 없다. 연대든 통합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야권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힘을 합하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합동연설회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반문 정서를 자극했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호남의 아들을 뽑는 전당대회도, 호남의 며느리를 뽑는 전당대회도 아니다"라며 "문재인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충직한 대리인을 당 대표로 뽑기 위한 전당대회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친문 주자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래도 문,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그리고 무난히 후보가 돼서 무난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리당 모습으로는 내년 대선 승리를 할 수 없다. 문심에 기대는 우리당 전당대회 모습으로는 대선승리는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당 대표가 비록 호남 대표지만 친박 대표라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는 친노, 친문 패권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 후보, 연대 통합 후보인 저 이종걸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탄핵은 내 마음의 상처"…친노·친문 표심 굳히기 시도 계속

추미애 후보는 노무현 탄핵에 대한 사과를 계속하며 친노, 친문 표심 굳히기에 들어갔다.

추 후보는 전북합동연설회에서 "제게는 두 가지 상처가 있다"며 "하나는 탄핵으로 남은 마음의 상처"라며 "또다른 하나는 (탄핵 사과를 위한) 삼보일배로 입게 된 무릎의 상처"라고 탄핵에 동참했던 자신의 과거 전력을 다시한번 사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팡이는 용서와 화합의 상징"이라며 "당신을 죽이려하고, 불구로 만든 정적들에게 지팡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대신 용서의 지팡이를 내밀었다"고 친노, 친문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받아줄 것을 우회적으로 호소했다.

그는 또 차기 대선경선과 관련 "공정한 경선관리가 대선승리를 담보한다"면서 "신망있는 외부인사들을 참여시켜 경선 룰을 공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선 후 당선된 후보를 (당내에서) 끌어내리지 못하게 똘똘 뭉치게 대선경선불복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어 "이곳 전주에 판사로 와서 일하면서 아들을 낳고 호적을 전북으로 했다"며 "그때 이 아이가 성장했을 땐 지역차별이 없는 세상을 소망했다"고 전북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광주합동연설회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발탁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했다.

추 후보는 "이곳 광주에 오니 제가 광주 고법 판사를 하다가 김대중 총재님을 처음 만나, 법복을 벗으면서 다짐했던 첫 마음이 떠오른다"면서 "지역주의를 깨고 차별을 없애고 서민이 잘 사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저 추미애, 21년 오직 한 길을 걸어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산산히 부서지는 민주종가를 꿋꿋이 지켜낸 맡며느리다. 큰 아들, 작은아들 다 좌절하고 실망하고 집 떠날때 저는 집을 지켰다"면서 "호남으로 시집올 때 사랑해주셨던 그 때 그 심정을 담아서 오늘 연분홍 새색시 옷을 입고 변치 않는 마음으로 집을 부흥시키겠다"며 청중들에게 큰절을 하기도 했다./김동현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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