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강박관념에 의한 무리한 직선도로 설계를 지양해 자연을 활용하고 문화 보호키로
- 예산 절감 효과는 물론 교통사고 예방과 환경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전주시가 자연을 파괴하고 건물을 허물면서까지 불필요한 직선도로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이는 도로공사에 필요한 예산을 감축하고, 교통사고를 줄이며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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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향후 개설되는 도로 설계 시 불필요한 직선도로 대신 완만한 곡선으로 설계하는 등 인간과 자연, 자동차가 공존하는 도로체계를 점차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도시는 직선과 곡선의 싸움이다. 직선도로를 보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밖에 안 보지만 곡선도로를 달리면 주변 풍경이 보이고 거리와 사람이 보인다.

이에, 시는 도로 설계 시 운전자의 주행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과속 등으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률이 높아지는 직선도로보다는 교통사고의 위험이 적은 완만한 곡선으로 설계해 보다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본청과 양 구청에서 추진하는 도로개설공사 시 직원들이 도로를 무조건 직선으로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완만한 곡선도로로 도로를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도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직선도로를 내기 위해 건물이나 토지를 비싼 값을 주고 매입하거나 자연을 파괴하면서 터널을 뚫는 등의 행위를 가급적 자제해 소요되는 예산도 절감시킬 계획이다.

토목사업이나 건설사업은 무조건 다 직선으로 뚫어야 한다라는 강박 관념을 버리면 많게는 수십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일례로, 전주시가 추진한 서곡~추천대교간 도로확포장 공사의 경우 완만한 곡선으로의 선형변경을 통해 직선도로 개설시보다 예산을 50억원 절감하기도 했다.

또한, 직선도로 대신 전주천 등 하천과 산, 나무 등 도시의 자연형태와 지역특성, 주민 여건 등을 고려한 완만한 곡선도로를 만들면 자연과 생태도 보호할 수다는 장점도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도로개설사업의 경우는 일직선도로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 산을 깎아 터널을 뚫는 경우가 많았다.

또, 도로를 내기 위해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해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공사비용이 늘어나기도 했다.

시는 완만한 곡선도로로 선형을 변경하면 이러한 문제들이 다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도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직선의 도로로는 좋은 도시가 되기 어렵다”면서 “전주시는 앞으로 직선에 목숨을 걸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직선으로 도로를 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직선도로를 곡선도로로 바꾸려는 시도는 전주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또, 우르과이 남부 라군(lagoon)지역에는 지난해 말 다리를 건너는 차들이 속도를 줄여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라는 의미로 원형다리가 건설되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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